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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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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애플?


BY 풀꽃 2000-08-22

희야가 두살때 일이다.

다른 엄마들처럼 조기 영어 공부에 관심이 많아 벽에 덕지 덕지

글자들을 붙여 놓고 틈만 나면 볼 수 있도록 유도했다.

"희야가 좋아하는 맛있는 사과네. 사과는 영어로 애플!"

하면 앵무새처럼 곧잘 따라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사과를 깎고 있는 내 앞에서 "엄마, 사과는

애플!"하는게 아닌가!

"어머! 우리딸 영어 인지가 되네!"

나는 호들갑을 떨었다.

그리곤 그날부터 열심히 입품을 팔아 영어 단어를 인지 시키기

시작했다. 사과는 애플, 딸기는 스트로베리.......

희야의 멋모르는 적극성과 나의 의욕으로 우리의 영어공부는

금방이라도 정복될 것만 같았는데....

몇일 후, 시어머님이 오신다기에 시어머님을 감동시키고자

이번엔 할머니란 단어를 열심히 가르쳤다.

그리곤 시어머님 앞에서 큰소리로 희야에게 물었다.

"희야, 사과는?" 하자 "애플!" 한다.

시어머님의 놀라운듯한 환한 미소...

나는 신이나서 더 큰소리로 물었다.

"희야, 할머니는?" "애플!"

아빠는? 애플! 엄마는? 애플!.........

난 그때까지도 희야가 아는 유일한 영어단어가 애플이었다는

것, 그것도 자주 듣는 광고 멘트라서 희야또래의 아이들이

대부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 바보 엄 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