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복날이었다.
그래서 아니, 가야 하니까 우리의 영원한 터프우먼 시어머니를
찾아 갔다.
그래 그렇치... 나는 효부는 못 되고, 흉내 낼 생각도 없는
아주 파렴치한 며느리이긴 하지만...
여하튼 형님의 겁없는 협박은 항상 나를 주눅들게 해서
줄줄이 다 따라서 하긴 한다...
말복날은 시아버지께서 맛있는 걸 사 주는 날(?)이라고 시어머니
께서는 말씀하셨다. 하지만 저에겐 시아버님은 아니 계신 관계로 어머니께서 사 주신다고 하셨다.
20개월 된 딸 아이 때문에 음식 한번 제대로 먹지는 못 하지만
저녁 식사 시간은 그런대로 접었고, 노래방을 찾아 헤맸다.
학익동 근처에서 밥을 먹었고, 송도 D.D.R 노래방을 찾아 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만화 주제곡만 부르던 내 아들은 어느새
커 버려 내가 따라 부르지도 못 하는 최신 유행가를 불러 댔고,.
정말 단 한번도 올라 서 보지 못한 D.D.R 기계위에는 어머님의
정말 아름답고 유연한 다리가 올라 서 있었다.
후... 어머님...
사랑할 수도 미워 할 수도 없는 나의 어머님...
나는 항상 그것 때문에 슬프다.
그리고 간절히 기도 한다.
열 수만 있다면 모두 활짝 활짝 열어서 내 마음의 모든 부스러기들을 던져 버리고 싶다고....
D.D.R.....
어머니는 한 발 한 발 내딛으며 웃으신다.
너무도 열심히 이 세상을 사셨다.
너무 사랑이 많고 감정의 폭이 많으신 어머니...
감당하기에 버거운 그 사랑들을 어찌하오리까...
오늘 밤에도 어떤 슬픈 기억들을 건져 올리셔서 잠을 못 이루실까?
어머니 그 D.D.R 위에서 행복하셨어요?
그럼 그 위에서 웃으시는 것처럼 모두 잊어 버리셔요.
자식에 대한 그 질기딘 질긴 집착도..
남편에 대한 그 오랜 기다림도...
죄송합니다.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