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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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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가지를 태우면서


BY 촌아낙 2001-03-25

아직도 실내는 쌀쌀한 공기가 가시지를 않아
벽난로에 불을 지핍니다...
올 겨울 내내 ..따뜻한 온기와...불빛을 전해주던 벽난로 .......
지난 초겨울 ...어떤이가 때라고 날라주던 ...
마른솔나무 잎들을 이제서야 태워 봅니다 ..
겨울내 ... 밖 에서 잘려 있었는데도 ...
오래도록 ...초록을 버리지 못하고 있던 ..솔잎들...
이제 봄이 와서야 ..겨우 누렇게 변한 ..솔잎들입니다 ...
튀기면서 ...피어가는 솔 나무가지에 불꽃 ..
마치..마지막을 더 화려하게 가려는 ...불꽃놀이를 보는 듯 합니다 ...

며칠내 ...바람만 불어대던 바다가 ...
오늘은 ...짙은 푸른색으로 ...말간..하늘을 비추고 있습니다...
하늘과 가장닮았다는바다 .....
그 하늘도 오늘은 바다를 닮으려는지 ....
조용히 ...구름도 들이지 않은 모습입니다 ...

오늘은
오프라하노이가 연주한 첼로곡들을 ...
벌써 세번이나 ..뒤로 돌리면서 듣고 있습니다 .
깊은 ...첼로선율이 ..오늘의 바다색과 같습니다 ....

잠시 나갔다가 본 마당엔 ...
벌써 ...잡초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
밟아도 ....밟아도 ...끊이지 않는 생명력 ....
지난 여름 ...그리도 ...미워하던 잡초들이 ..
오늘 귀한 손님으로 여겨짐은 ...
봄을 알리는 초록전령 들이기 때문인가 봅니다 ...

지금...늦은오후...........
잠시는..... 아무도 찾지않을 ..시간입니다....
모든것들이 나와멀어보이고 ....
누구도 나를 필요로하지않는 ....온전한 시간입니다...

벽난로에 ...타오르는불꽃과 ...
소진한 재를 ..같이 가슴에 담고사는 나....

계절을 잊지 않고 올라 오는 ...들풀들 처럼
내마음에 나를깨워 ... 새봄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