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임시공휴일 어느 날이 낫다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64

엄마, 정자는 어떻게 난자하고 만나요?


BY 몽마르뜨 2001-03-25

엄마 엄마, 정자는 어떻게 난자하고 만나요오?

여섯살 아들이 요즈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다.
생일이 1월이라서 유치원을 7세반을 입학시켰더니,
그곳에서 배웠는지 어쨌는지,
날마다 그 질문이다.
"응, 정자는... 에.... 그러니까...
엄마 아빠가 사랑을 해서 만나지"
"어떻게 사랑을 하는데?"
"뽀뽀도 하고, 안아주고... (으이구)"
"어? 나도 김혜진하고 뽀뽀했는데... 만났나?"
"아니, 아빠하고 엄마처럼 결혼을 해야한단다"
"응, 그렇구나"
알아들었구나 했더니, 아기는 어디로 나오냐고 그런다.
"엄마의 다리 사이에 아기 나오는 길이 있는데,
평소에는 보이지 않다가 아기가 나올때만
그길이 넓어지거든"
갑자기 내다리를 붙잡고 그 길을 보여달라는데,
인내심의 한계가 느껴져, 뒷통수를 쥐어박았다.
울먹거리면서 "엄마는 물어보는데 괜히 그래"
하고는, 이제는 얼마전 사준 우리몸 과학 동화를
꺼내서 혼자서 독학을 시작한다.
산부인과 의사가 될려나.

요즘 아이들,
우리때야 아기가 배꼽에서 나왔다고해도 그런가보다,
다리밑에서 주워왔다고해도 그냥 그렇게 믿었는데,
이제는 아이들 자체도 성숙하고,
매체의 영향때문에 그런말은 통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이제는 어려서부터 성교육만큼은 제대로 시켜서,
자연스럽게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대로 대답해보려는데 남자 아이라서 더 힘든것 같다.

책을 보고있던 아들이 다시 뛰어오더니,
"아 알았다. 엄마.
내가 가르켜줄께. 정자가 꼬리가 잘려서..."
뭐가 어쩌고 저쩌고. 따라다니면서 설명을 한다.
지쳤나보다 하고 들여다보니,
"***의 과학여행" 아기가 생기는 과정을 만화로 설명한
과학 비디오를 보면서 "아 그렇구나" 감탄사를 연발한다.

조숙하고 똑똑한(?) 아들을 둔 덕분에,
오늘부터는 또 인체의 장기와 소화과정까지 설명해야하고,
음식의 영양소 성분까지 대답해야한다.

"엄마, 고구마에는 탄수화물이 들어있지.
그건 우리가 힘든일을 할수있게 해주지."

그래 그래 아들아,
탄수화물도 좋고, 비타민도 좋으니
그냥 건강하게만 자라렴.

"근데 근데 엄마,
정자는 어떻게 난자를 만나러 가지?"

으이구,
어떻게 만나는지 보여줄수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