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생일 다가오는거두 하나도 안 반가운데
이넘의 생일은 잊지도 않고 꼬박 꼬박 찾아온다.
자칭 울집 대장헌테 선물받는건 이미 포기한지 오래지만
그래도 올핸 쪼매 기대를 했었다.
이제 초딩 2년 되는 울딸래미 며칠전부터 용돈 안쓰고 모아서
엄마 생일 선물 해준다고 하길래...
선물보다 그 말 한마디가 너무 이뿌고 대견스러웠더랬눈데...쩝
지지배 용돈 받기 무섭게 쓰기 바뿐데 멀 모우냠???
친정어머니 항상 말씀 하시길
생일날 멱국은 꼭 끓여 묵어라...
생일날 멱국 안 묵음 인덕 없댄다.
그래두 인덕 없는 사람 되긴 시러서
내손으로 끓인 멱국으로 아침 상 차려서 식탁에 앉았다.
대장: 딸~ 빨리와!
나:????
대장: 요기 서!
그렇게 둘이 나란히 서더니 갑자기
신나게 팔다리 흔들며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제낀다.
대장:생일 추카함니다.생일 추카함니다.
딸: 생일 추카함니다. 생일 추카함니다.
대장: 싸랑하는 마누라 생일 추카함니다.
딸: 싸랑하는 마누라 생일 추카함니다.
대장: 임마, 넌 엄마라고 해야지..
딸: 아 마따,아빠 한번 더 하자.
ㅍㅎㅎ, 내가 웃고 마라야지..
그러구 식탁에 앉는 대장한테 째려보며 한마디 했당.
나: 딸이 말안했음 내 생일인줄도 모르구 있었쥐?
대장:.....(눈으로 말한다..앗! 들켰네다)
나: 자알 하눈그샤, 얼렁뚱땅 넘어가는거만 갈켜주누마..칫
대장,가만 생각해보니 하나뿐인 딸뇬이 고렇게 배움 안되지
싶은가 부다.
대장: 딸! 엄마 선물 안샀어?
딸: 아빠도 안샀자나.
대장: 그럼 몸으로 때워! 가서 엄마 안마 해주고 와!
딸: 그럼 아빠는 안해?
대장: 아빤 어젯밤에 몸으로 때워쓰!
딸:???
흐메,내가 몬사라...딸래미한테 먼소리랴!!
으흐흐, 내가 미쵸....
선물도 못받고 묵기 시른 나이도 한살 더묵었지만
그래도 까묵어서 미안한 맘 속에 감추고 애교로 때우는 울집 대장이랑
일기에 다음 엄마 생일엔 꼭 선물하겠다고 쓰는 딸이 있어
행복한 생일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