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날아갈듯 화창한데
내 기분은 뒤숭숭 어정쩡하다
형님이 모처럼 외출하신다니
우선 이리좋은날 동생만나 즐겁게 놀다
오시라고 방긋방긋 웃으며 배웅은하고,
그런데 왜이리 무겁고 어둑칙칙하지 나는.
내가 외출하면 형님의 일상은 그대로지만
형님이 집을 비우면
어머님과 아주버님 조카들의 일상이 다 내 일이 된다
십년이나 같이살아도 아직도 어른들 식사챙겨드리는
일이 왜이렇게 어렵고 부담스럽고 자신이없는지
다 솜씨없는 내탓이긴하다.
어쨋거나 내찜찜함은 슬쩍뒤로 접어놓고
답답하게 사시는 형님
따가운 봄햇볕에 얼굴도 굽고
맛난것도 잡숫고
재미나게 놀다오세요
이말, 나가시는 형님께 직접해드려야하는데
속좁아서 남좋은말 못하고 맘으로만..,
이제부터 저녁에 뭐하누?
낼 아침은? 에고 점심도?
형님덕에 세끼반찬걱정안하다가
머리털빠지는 고민 고민...
이럴땐 새삼 형님계신것 고맙고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