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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공간위의 내집
BY 하비 2000-10-28
이전에 별루 써먹지 않던 버릇이 다시 도졌다.
그전에도 활자화 되어있는것은 참으로 좋아하였던 나이지만
아기를 낳고부터는 잘 그러질 못했다.
화장실에도 도서실을 차리라 할만큼 책이 그득 쌓여있고
아침에 신문이라도 결석을 하는날이면
난 그냥 재까닥 신문사에 전활넣곤 하였다.
길거리에서 나누어주는 전단지도 내게는
시간을 보낼수 있는 만보기와 다름없었는데
그것을 못해본지가 벌써 1년을 넘어 2년이 되어가고 있다.
삶에 지쳐서라기보다
아이를 가져서는 그좋아하던 활자들이 어지럽게만 보였고
아이를 낳고나서는 쉽게 접해지지 않는 것이 활자들이였다.
그런데 얼마전 인터넷을 접하면서
우연히 태그라는 것을 알게되어
한달을 넘겨 그것을 배우게 되었다.
겨우 이 사이버 공간위에 나만의 집을 짖게 되었다.
아직도 삭월세방같은 집이지만 언젠간 멋드러진
맨숀으로 이사하리라는 부푼꿈을 안고 집들이를 했다.
그런데 집들이를 하고 난이후
난 정말 바쁘고 어디를 가도 무엇을 보아도
"이것이 내홈에 들어가도 좋을까?"
"내홈의 주제와 맞을까?"
"이 음악은 오늘 분위기와 맞을까?"
등등등.......
어떻게 해서든 내홈을 가꾸기에 바쁘고
지금도 내홈을 유지하기 위해서 나름대로 참 열심이다.
하지만 어떤 집을 가보아도 내홈만큼 쳐지는 홈을 보지못했고
내홈만큼 썰렁한 홈도 보지 못하였다.
그래서 이런배경으로 해보고 저런 이미지도 넣어보고...
나름대로 이쁜시도 넣고 좋은 글도 써보고
멋있는 음악도 깔아보고 우리집좀 와봐달라고 사정도 해보고
참으로 이 사이버 공간의 집관리는
실제상황의 내집 관리보다도
더 세심해야하고 방심할수 없고 오목조목 신경이 쓰이는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처음에는 이쁜 편지지들과 이쁜 배경에 취해서
홈을 만들고자 결심하였으나
다른 집들을 구경하고 나니 나까지 해봤자
별루 티도 나지 않을것 같았다.
--너무 이쁘게 모아놓은 님들이 많아서--
그래서 생각한 끝에
울 엄마들의 가장 소중한 복덩어리들인
아가를 주제삼아 보기로 했는데...
이건 더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열심히 주워모으는 자료들로 인하여
내 홈은 나만의 이름으로 도배가 되다시피하고 있지만
다른 분들이 혹여 가끔이라도 와서 내홈을 구경하다가
건져가는 것이 있을까 하는 맘으로 난 열심히 내 홈을 가꾼다.
돌아다니는 활자들이여.
날아다니는 활자들이여.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들을 소중히 여겨 ???다듬어 내집에 너희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해줄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