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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짐......


BY 프리즘 2001-03-24


콩나물을 다듬고 물에 흔들어 씻으며 시려진 손을 호호~불어가면서

밥을 앉힌다.

압력밥솥의 추가 칙칙 소리를 내며 흔들릴때 쯤이면 새어나오는

고소한 참기름 냄새와 설명못할 콩나물 냄새.

미친듯이 흔들리며, 달려오는 증기기관차 처럼 소리내던 밥솥의 추가

조용해지면 커다란 냉면그릇을 꺼내어 모락모락 김나는 콩나물밥을

수북하게 담아놓고 바라본다.





갖은 양념 집어넣어 뻑뻑하게 만든 양념간장을 그 위에 얹고

손아귀에 힘주어 썩썩 비빈다.

된장찌게가 있어도 좋고 시원한 냉국이 있어도 좋다.

조금 맵다싶은 양념때문에 벌개진 혓바닥을 달래주면서 떠먹는

국물 한숟가락.

손부채를 부쳐가며, 콧잔등위의 땀방울을 닦아가며 부지런히 퍼먹는

아들래미의 부산스러운 식사....




꺼억~ 소리도 요란하게 뜨끈한 숭늉을 들이키고서 더이상 바랄게

없다는듯 배내밀고 물러앉은 밥상머리에서 생각한다.






'젠장........살빼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