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슬머리야,
우리 삼돌이가 짱구과라는 거, 알아버렸네.
우리 아들넘 여자밝힘증(요술공주님 덕분에 나도 ~증이 저절로 나오네)에 있어서는 완전히 짱구과다.
이 여자밝힘증,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란제리걸친여자밝힘증에 대해선 담에 말해 줄게.
우리 삼돌이 소식 하나.
오늘 저녁에 일기 숙제하다가 있었던 일.
일기를 겨우겨우 다 썼길래,
엄마 된 도리로서 칭찬해 주었지.
<에구, 오늘 일기 잘 썼다. 내일 선생님한테 꼭 검사 맡아라.>
우리 아들넘은 어찌된 일인지 어렵게 어렵게 숙제를 해가도
학교에서 선생님 검사는 건너뛰기 일쑤~
왜 검사를 안 맡았냐고 물으면, 핑계도 가지가지...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숙제와 함께 제출해야 하는 아침자습시간의 한자쓰기나,
수업중 선생님이 내주신 과제를 다하지 못했기 때문일 때가 거의 대부분.
엄마의 칭찬에 기가 산 우리 삼돌이.
<엄마, 선생님이 숙제 잘하거나, 아침에 한자 잘 쓰거나,
공부 잘하면, 동그라미 그려주시거나 사탕 주세요.>
이 말은 또 금시초문인지라,
엄마인 나는 무지 관심을 보이며...
<그래? 그럼 너도 동그라미나 사탕 받아본 적 있니?>
<동그라미는 말고, 사탕은 받아 봤어요.>
이게 웬일?
우리 삼돌이가 마냥 삼돌이만은 아니구나.
이런 일도 있을 수 있다니...
엄마로서 뿌듯한 마음을 느끼면서,
<그으래? 언제 받았는데?>
<오늘 먹어봤어요.>
<뭐 오늘? 뭐 땜에? 뭐 잘했는데?>
그랬더니 우리 아들넘 기가 살아서,
<있잖아요. 1학년 때 내 짝꿍이었던 최신애는요
사탕이요, 초콜렛맛 아닌 건 다 싫대요.
그래서요, 오늘 딸기맛 사탕 받아서요, 나 줬어요.
그래서 나도 선생님이 주시는 사탕 먹어봤어요.>
ㅠㅠ 그럼 그렇지. 받아본 게 아니구, 먹어본 거겠지...
혹시나 믿었던 내 꿈이 참 야무진 거였지...
아, 오늘 하루도 이렇게 가는구나...
그래도 오늘 하루도 별탈없이 무사히 넘겼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잠이나 자야겠다.
곱슬머리야, 잘 자거라.
사이버작가방 여러분,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