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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선택이 양심을 좌우 한다.


BY 분홍강 2002-03-08

띵동~

오후나절 벨이 울린다.
문을 열어주니 며칠전 홈쇼핑에서 전기압력 밥솥을 하나
주문했는데 택배로 물건이 배달 되었다.

택배 기사가 물건을 집안으로 들여 놓는데
어찌 된건지 물건이 두개나 배달이 되었다.

오잉~?

"근데 잠깐만요,아저씨 전 하나만 주문했는데요...
어떻게 두개가 온거죠..?"

"네..? 두개 주문 하신거 아니예요..?"
하면서 배달전표를 확인하더니 두개가 맞단다.

"아닌데....잠깐만요..."
물건위에 붙어 있는 전표를 보니 둘 다 내 이름으로 되어있다.
어리둥절 하는 나를 보더니
배달 기사는 웃으며 농담인지 뭔지 한마디 한다.

"거기서 연락 안 오면 그냥 두개 다 쓰세요."
"네...??? 그럴 수는 없죠..
어떡한다..?"

일단 사인을 해 주고 물건을 쳐다보는데
순간 못된 마음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온다.

재빨리 컴텨를 켜고 주문내역을 확인 하니
분명히 주문 목록엔 하나만 주문 한 걸로 되어 있다.
아마도 출고 할 때 뭔가 착오를 일으켜
실수를 한것 같다.


'그냥 꿀꺽 먹어 버려...?
뭐, 내 잘못두 아니구 지내들이 잘못 한건데...
이거 하나는 엄마한테 줄까..?'

'아냐..그러다가 역추적 해서 알아내면 무슨 망신이야
바른대로 알려 줘야지'

'자기들이 실수를 알아 내면 어떻게든
연락이 오겠지,뭐~ 나는 그 때까지 물건을
보관 하는 것 뿐야.
연락 안오면 그 땐 걍 쓰윽~'

혼란스런 마음속에 업체 관계자 한테 전화를 하니
계속 통화중 이거나 벨이 울려도 전화를 안 받는다.

'또 맘 헷갈리게 전화를 안 받구 그러는겨.~

'그냥 가지라는 건가..?'

잠시 나마 내 맘속에 천사와 악마가 다툼을 벌인다.

평소 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을 자주 하지만
이렇게 실수로 배달 된 적은 없으니
아는 사람들한테 자문을 구한답시고 전화를 거니
하나같이 다들 그런 행운이 어딨냐며
그냥 모른척 하라는 사람, 그러다 걸리면
어떡하냐는 사람,
반응이 다들 가지가지다.

오~!
신이시여 어쩌다 나를 이런 시험에 들게 하시나이까.
ㅠ.ㅠ;;

이렇게 맘 속에서 갈등을 하다
그냥 보내기로 맘을 먹는다.

'그래 돈 몇푼에 내 양심을 팔 순 없지.
그래도 아이를 키우는 엄만데
내가 나쁜 행동을 하면서 아이한테는 착한 사람 되라고
말 할 자격은 없겠지.'

괜히 물건이 잘못 배달 되서
착한 이 여자 맘을 싱숭생숭하게 하는구만.

까딱했다간 나쁜 여자 될 뻔한 물건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괜한 원망을 해보다가
아쉬운 맘을 접고 양심 있는 여자로 돌아간다.

견물생심 이란 말이 결코 남 얘기는 아닌갑네 그려~

^^*;;

순간의 선택이 양심을 좌우 하는 순간이었다.

꽁트방 여러분들~~
저와 같은 경험 하시면 저 처럼 망설이지 마시라요.~

한순간 못된 맘 먹은 분홍강 사죄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