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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떨려...


BY 올리비아 2002-03-08

"엄마~ 가슴이..자꾸만..떨려.."

며칠전..막내녀석..
이를 씌은 봉이 무얼 또 먹었길래
흔들흔들 빠질듯히 겉돌고 있었다.

요녀석..
치과가기 싫어서 며칠을
그렇게 말없이 끙끙거리다가

드뎌 안 되겠던지
어느날 내게 다가와서는..

"엄마..은이빨이..좀..흔들려..."
"엥..뭐라구??..아~~해봐"

"허걱@..낼 치과가자.."
"엄마~~~나... 떨려~~-.-;;"

에구구..또 이 녀석..
예전에 그눔의 호떡가지고 만득이 마냥
날 그렇게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괴롭히더만..

이젠 또.. 떨려 시리즈인갑네..ㅜ.ㅜ

그날내내..아니나 다를까..
녀석은 치과 가는게 자꾸만 무섭다 하며
또 그렇게 시시때때로 내 등뒤에 나타나서는..

"엄마~~무서버..왜케 가슴이 떨려???"

켁@@ 내가 미텨..
차라리 말하지 말고 걍 데려갈 것을..-_-;;

"괜찮아 하나두 안무서버..떨리긴 무신.."
(허긴..올~매나~~떨리겠냐..
엄마두말여 치과가 최~고루 무서버..-.-;;)

뭔눔의 치과가 말여..
환자가 아퍼서 가는데 더 아프게 하냐??

"엄마~나~~떨려 죽겠떠~~"

그렇게 그날 밤도..
요뇨석의 떨려 시리즈는 저녁내내
잠드는 순간까지 날 괴롭히기 시작했다..

달래다 지친 난 인내의 한계를
느끼며 드뎌 꽥~~소리를 질러뿌다.

"얌마!! 걍 봉 빠진거 다시 껴 넣는거라 안 아프다니깡"
"......."

그러던 녀석..
내 소리에 쬐메 기죽는 시늉을 내더만..것두 잠시..

불끄고 막 잠자리에 드려는 순간..
문 앞에 불쑥 나타난 검은 그림자...

"엄마~~나 자꾸만 떨려~~"
(←약간의 바이브레이션 섞인 목소리로..
증말 무서운.. 녀석이다..ㅡ.ㅡ;;)

음..집~요한 넘..
아무래도 안되겠다..쩝..
지도 을~매나 떨리면 또 저러겠나..ㅉㅉ

"흠..구럼말야.. 이캐 생각해봐.."
"어떻게??"
"치과는 무섭지않다..난 떨리지 않다..난 할수있다..
이케 생각하면 안 떨릴꺼야.."
"정말??..웅 알써..궁시렁 궁시렁..@#$#@"

그렇게 어둠속으로 주문외듯 궁시렁거리며
사라지더만..다시 나타난 공포의 검은 그림자..

"엄마~ 치과는 무섭지 않다..그담에..뭐라구 구랬더라??"(미티겠네@.@)
"난 떨리지 않똬!! 난 할수있똬!!."
(한밤에 누가 들으면 웅변연습 하는줄 알겠네..에이~)

"웅~^^..치과는 무섭지 않다..난 떨리지 않다..궁시렁궁시렁..."
(이눔아..난..너가..더 무서버 임마..흑흑..-.-)

드뎌 다음날..
치과에 가서 대기중..

녀석..긴장된 눈빛으로 내게
슬며시 다가와 속삭이며 하는말..

"엄마~~나..가슴이 너무 떨려~~잉~~"ㅜ.ㅜ

난 그만 참던 웃음이 터져 나왔다..

"ㅍㅎㅎㅎ"
"엄마~~ 나 장난하는거 아니란말야..정말 떨려 죽겠떠~~잉~"
(어쭈..날 가르치려 드네..하하)

"ㅋㅋ알써..구러니깜마..캬라멜 같은것 먹지 말라 구랬쥐??.."
"알써..이젠 절대 안 먹을꼬야.."

그렇게 그날 병원 치료를 다 마치고
집으로 돌아 오고 나서야 난 그 떨려~~
소리의 환청에서 벗어날 수가 있었다..^^

이젠 밝은 표정으로 녀석이 다가오더만..

"엄마..이젠 ㅅㅋㄷㅋ 안 먹을꺼야.."
"구램마..정신 쫌 차렴마.."
"아~~~ 맞따!!..엄마 나 그때 정신 안 차렸었어!!"
"머라구??"

난 그만 딸아이의 그 진지한 표정으로 그때
정신 안 차렸었다는 말에 큰소리로 웃고 말았다..^0^

"엄마..나 이젠 꼭~ 정신 차릴께~~"
"ㅋㅋ구래...정신 꼭~ 차려야 돼~~"
"웅..알써..^^"

에구..세상에나..

40 다된 이 애미도.. 아적꺼정 정신을 못 차렸는데..
7살된 막내녀석이 벌써 정신을 다~ 차리겠다고 하니..

하고마~~ 우리집에 경사났네 경사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