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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큼 멀어져간 꿈! 그것은!


BY 하비 2001-03-23

TV를 키면 간간히
스므살의 꿈에서 하루만큼 멀어져간...이라는
선전이 나온다.

꿈....

그것이 내게도 있었는데
이제는 잊어먹어 내가 가지고 있던 꿈이 뭐였는지조차
기억도 나질 않는다.

아이를 키우며
그 아이를 다 키우고
또다시 늦둥이를 낳고 다시 키우며
나는 내꿈을 하루씩 하루씩 잊어버리고 살고 있다.

결혼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상한 이유를 내세워 살림살이에 등한시 하면서도
결코 꿈을 다시 찾지 않으려 했고
바쁘고 힘들게 불평하고 짜증내가며 아이를 키우면서
꿈이 주는 허망함에
그 꿈을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 했다.

낭만적이고 애틋했던 것만이
소중하고 그것만이 이루기 어려운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결코 이룰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감히 끄집어 낼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스쳐지나가는 따뜻한 봄바람을 볼에 스치우며
한겹씩 얇아져 가는 사람들의 옷차림을 보며
분홍빛 볼터치를 사가지고 오는 내 그림자를 보며
나는 하루만큼씩 멀어져가는 내 꿈을 돌이켜본다.

뭐였더라....

그래 그것은 바로
자신있고
당당하며
무엇에라도 지지 않을 것 같은 의기 양양함과
그 속에 감추어진 겸손함 그리고 지적인
중년 아줌마이다.

정녕 꿈같은 결혼생활이라든지
또 전문직을 가진 능력있는 미시의 모습이 아니였다.

자기일과 아이 그리고 남편을 가진 모습을
상상해보지 않은것도 아니였다.
그리고 그렇게도 해보았지만
그것은 나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였던것 같다.
어느 한가지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반푼이처럼 느껴질때가 많았고
내몸이 내몸같지 않아 모든것이 힘들게만 느껴지곤 했으니까.

스무살 학창시절부터
스물 일곱이 되고 싶었고
그것이 지난 후에는 서른을 넘기고 싶었다.
어느 한가지라도 안정된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던 얄팍한 꿈이였다.
단순하게만 생각했던 인생들이
바라던 나이를 넘겨 그렇게 되지 못했을때
느껴야 했던 허무감은 꿈은 이루기가 어렵다는것을
실감케 해주었다.

서른을 넘기며 나는 마흔을 꿈꾸고 있었다.

늦둥이를 보며 과연
내가 그 꿈을 이룰 수 있을까도 의심해보지만
아이의 해맑은 웃음을 보며
곧 쓰러질것 같은 걸음걸이를 보며
뒹굴뒹굴 구르며 노는 아이의 등을 보며
나는 내 꿈을 다시 이루려 한다.

아름다운 중년이 주는 푸근함을
아이를 통해서 다시 되찾으려 한다.
내 꿈을 다시 이루려
아이를 보며 슬며시 웃음지어 본다.

물질과 권세와 영화가 주어져야만
행복한 꿈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을까?
철없던 시절의
노력없는 무의미하고 허황된 꿈에서 벗어나게 해준
오늘의 봄바람이 참으로 감사하게 느껴지는 날이다.

이 느낌을 이대로 간직하며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족의 평안함으로 인한
나의 평안함 그것이 내 진정 꿈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