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슈퍼에 다녀오다가 교차로 신문을 가지고 왔읍니다.
대충 슈퍼에 다녀온 물건들을 정리하고는 혹시 남편이 점심을 먹으러 올까하고.
김치에 멸치를 넣고 한소큼 끓여낸뒤, 콩나물을 넣은 국을 시원하게
끓여 놓앗읍니다.
맛잇는 음식냄새가 내 후각을 자극하지만.
그냥 거실로 들어온 나는 배를 쭈~욱 깔고는 엎드려 아까 갖고온 신문을
훑어 내려 갑니다.
구직을 하기 위해서이죠.
어디를 보아도 내가 가서 일할곳은 마땅치를 않았읍니다.
첫면부터 훑어 내려가도 내가 원하는 곳은 학력과 나이제한이 있고.
그렇지 않고 쉽게 접근할수 직업에는 모두가 식당의 주방일 같은거 였읍니다.
파출부 구함...주방 보조일 구함.
경력자 우대.
하지만 나는 파출부도 식당일도 해본적이 없읍니다.
그저 집에서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으로 밥하고 세탁하고.
달랑 하나뿐인 자식놈 키우고...
읽어가는 신문의 귀퉁이에 툼벙~ 하고는 눈물방울이 떨어집니다.
혼자서 서글퍼집니다.
혼자서 처량해 집니다.
엊그제.
남편과 나는 서로의 진심들을 털어놓았읍니다.
다툼이 있었고. 새벽 세시가 넘은 시간에 남편과 나는 술자리를 했읍니다.
남편은 내가 일자리를 갖기를 원햇었나 봅니다.
19년동안.
난 너무도 몰랐읍니다.
" 나도 뭐라도 해서 벌어볼까? "
혼자만의 짐에 도움이 되 보려 넌즈시 물어볼때마다
남편은 대답을 했었읍니다.
" 나 혼자 벌어도 충분해. 당신은 집에서 살림이나 해 "
그말이... 진심인줄 알았읍니다.
아이가 없던 7년의 세월동안은 쉬지않고 부업도 하고...
나름대로는 가계에 보탬을 주었는데.
늦은 나이에 딸 하나 덜렁 낳아놓고는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집안에 주저 앉?瞞珦쓴求?
그래도 되는줄 알았읍니다.
아니, 당연히 그래야 되는줄 알았읍니다.
그런데...
남편의 속내는 그것이 아니었나 봅니다.
입으로는 그리 말했어도.
우기고라도 내가 무언가를 해서는 자기의 짐을 덜어주길 바랬나 봅니다.
가끔씩 운전연수를 받으라는 말에 그냥 심드렁하니 지나쳤었는데...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술잔을 입으로 부으며 남편은 말합니다.
" 면허증만 있으면 뭐하니? 운전이라도 할줄알면 나와 교대라도 하지 "
뜨악한 표정이 되어 바라보는 내게 남편은 또 말합니다.
" 마누라가 돈 많이 벌어오는데 싫다는놈이 어디있겠냐? "
가슴이...
서늘해집니다.
무언가로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듯.
잠시 나는 멍~ 해 집니다.
그랬구나.
그랬었구나.
당신의 본심은 내가 사회생활을 하길 바랬구나.
돈을 벌어서는 당신의 짐을 덜어주길 바랬구나.
난..
왜 그걸 몰랐지?
집에서 살림이나 잘 하라는 그말을...왜 그리도 철썩 같이 믿은걸까?
내가...바보였구나. 내가 바보였어.
남편의 말에 대꾸할수 없는 나는 그냥 술잔만을 입에...목구멍에 털어 넣습니다.
무어라도 해야하는가본데.
근데 무얼하지? 지금 이나이에...
젊은시절 다 보내놓고.
오히려 들어와 편히 쉬어야할 이 나이에...
누가 날 받아준단 말인가?
어디서 날 오라한단 말인가?
사십을 한참넘어 오십을 바라보는 지금의 이나이에...
허탈했읍니다.
자꾸만 눈물이 비집고 나오려는것을 간신히 삼켜봅니다.
20여년 가까이 남편에게 얻어먹고 산것이 왜 그리 부끄러운지요.
왜 그리 자존심이 상하던지요.
모멸감에 배신감에...
머리속은 왕왕대는것이 쓸쓸한 기분만이 듭니다.
몰랐읍니다.
남편이 내게서 직장갖기를 원한다는것을요.
남편이 내게 돈벌어오길 바란다는것을요.
서운함에 아무말을 할수 없었읍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났읍니다.
그 이틀동안 나는 많은 생각을 했읍니다.
그런데 자신이 없는겁니다.
아무것도 할줄아는게 없고. 세상과 부딪혀 보지도 않았고.
그저 우물안 개구리마냥 집밖에 몰랐었는데...
엄두가 나지도 않고 막막하기만 합니다.
말귀를 못 알아듣는 사람처럼, 지금처럼 살고싶어도.
귓가에 남편의 말이 윙윙~ 거리며 울려옵니다.
남편은 지금도 손님을 태우려 대전시내 곳곳을 헤메이고 다닐텐데...
한편으로는 남편에게 서운해도.
아무것도 할줄 아느게 없이 살아온 내가 한없이 못나보입니다.
이른 아침을 먹은탓에 배도 몹시 ?杵틸윱쨉?..
남편은 이 시간까지도 점심먹으러를 오지 않네요.
배 ?樗만?먹고 졸리면 자고 하던 내 일상이.
엊그제의 그대화로 인해 모든것이 껄끄럽기만 합니다.
이런 내가...참으로 못낫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