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되고 봄비가 내린다.
농협과 우체국에 들러서 처리해야 할 일도 있고해서 우산을 들고 집을
나섰다.
봄 준비를 하는 논두렁과 밭두렁은 부지런한 농부가 벌써 까맣게
태워 그 사이사이로 쑥이 얼굴을 들이민다.
냉이는 벌써 꽃대가 올라와서 먹을 수도 없게 되었고,
이 비 그치면 쑥국이나 해 먹어야지하고 걷다보니 어느새 죽포 삼거리다. 일을 보고 나오는데 어디서 본듯한 ,얼굴이 낯이 익은 한 사람이 지나가고 나는 또 고개만 갸우뚱 하고 만다.
요즘들어 낯익은 사람이나 싯구절, 등을 확실히 떠 올리지 못하고 어디서 봤더라? 어디서 들었지?하고 혼자 되뭇다 잊어버린다.
두 아이도 학교 가버리고 나도 일을 찾아야지 하고 한군데 이력서를 냈더니 연락이 없다.
집에 도착하니 우산을 썼는데도 바지와 운동화가 다 젖었다.
비도 여전히 내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