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동안 잠만 잤습니다.
마치 침대가 저를 빨아들이는 흡착기 같이 이틀 동안 저를 놓아주지
않더군요.
그리고 또 이틀이 지났는데 아직도 맥 놓고 지냅니다.
예전처럼 봄 맞이의 계절 앓이가 아니구요
시아버님이 아주 먼 곳에 가셨거든요...
뜻 밖에 주무시다 너무 먼 곳을 떠나가신 시아버님을 배웅하고
돌아와서야 아~ 정말 먼 곳에 가셨구나 실감이 조금씩 나구요
보고 싶으면 어떻허지?
어렵고 무섭기까지 한 시아버님이지만
정말로 사랑해 주셨는데......
전 보답을 못하고 말았네요...
정말 시아버님은 건강하셔서 오래 사실줄 알았거든요.
구정때만 해도 앞으로 20년은 더 사실거라며 (향년71세)
너희(며느리 넷)들은 애들 잘 키워서 이 사회에 쓸모있는 재목으로
만들어야 하며 꼭 당신께서 지켜 보신다고 하셨거든요.
얼마나 뜻밖이었으면 분당에 사는 세째네는(4남1녀중 저희가 둘째)
돌아가셨다는 전화 받고도 믿기지 않아 몇번의 확인 전화후 내려
오더군요.
살아생전 손주들 책 산다고 하면 아낌없이 당신 지갑을 열어 책을
사 주시곤 했지만 쌀 한톨 헌 옷가지 하나 함부로 버린일 없이
검소하게 생활 하셨습니다.
명절때도 먹을 정량만 음식을 해야지 조금만 많이 하면 불호령이
떨어지곤 해서 음식을 조금씩 밖에 안해 저희 며느리들이 편하긴
했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가신 자리에서는 아무리 음식이 넘쳐나도
여기저기 조문객들이 지루한 시간를 메꾸기 위해 화투짝을 펼쳐놔도
다 용서해 주시더군요...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인생의 가장 화려한 축제가 죽음을 맞이할 때가 아닌가?하는..
명절때만해도 식구들이 많다보니 꼭 하나 둘은 빠지는데
일가친척까지 다 모셔놓고 마직막 화려한 잔치를 끝으로 우리 생이
마감한게 아닌가 하구요.
우리 아버님 가신날 날씨까지 화창해서 아마 좋은 곳에
가신것 같아요..
명절 다음날 전화해서 손주들이 또보고 싶다고 하신 말씀이
제 가슴 속에 살아서 메아리 치네요...
꿈속에서 조차 안 보여 주시고 가신걸 보니 인생의 모든일을
뒤로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 잘 하라는 교훈을 저희 가슴속에 심어
주시려고 하신것 같네요...
효도도 하고 싶은 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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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울쩍해서 그냥 한번 올려봤습니다
너무 정신없는 글 읽어 주신분 고맙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