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녘을 먹고 난 후 뉴스를 보며 습관처럼 과일을 먹는다.
물론 요즈음은 늘어나는 뱃살에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닌데도 음식을 절제할 생각은 감히 못한다.
항상 강력히 외치기를 "먹는것이 인생을 사는 재미의 삼분의 일 쯤이다" 라고 했으니...
그러나 이제는 절제 할 때라고 나 자신도 심각하게 깨닫는다.
그렇다고 흔히들하는 다이어트 할 생각은 전혀 없다,
최소한 적량을 적시에 취하는것 만으로 다른 섭식은 안해야 한다는 걸 안다.
그러나 어쩌랴? 입이 심심하면 사는 재미가 반감하는 느낌이니.....
큰애가 집에돌아 왔을 때까지 포도 접시를 앞에 놓고 있다가
"엄마, 그렇게 쉬지않고 먹으니까 살찌지, 지금이 몇 시인데....."핀잔을 듣는다.
나는 슬그머니 접시를 물리고 묵향이 배어든 서재로 들어가 정신없이 무엇인가를 그리고 있는 짱구아빠한테 갔다.
"왜?" 그냥 멀거니 서서 들여다 보려니 짱구아빠가 묻는다.
"날 보고 쉬지않고 먹는다고 구박하네..." 난 힘없이 말했다.
식욕을 자제 못하는 나 자신도 속상하고 놓친 포도 접시가 섭하기도 했다.
"누가 그랬어? 엉? 혼 내줄가?" 짱구 아빠가 과장된 억양으로 날 두둔한다.
"더 먹어, 더 먹어, 괜찮어! 많이 먹고 아프다고만 하지말어"
헤헤헤... 우습게도 그의 말에 은근히 부아가 났던 소갈딱지가 가라 앉는다.
나이 먹으면 다시 어린애 된다고 했던가?
못 먹게 말리는게 나를 위하는 것이라는걸 나도 안다, 그러면서도 별로 고맙지 않은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맘대로 먹으라는게 위하는것 이라고 믿지 않지만 듣기에 기분 좋다, 바보같이...
누가 더 나를 위하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내 의식이 균형을 잃는다는 것이 나를 슬프게 한다.
한뼘 밖에 안되는 나의 이성이나 지성으로 감히 막을수 없는 본능적인 퇴화일까?
에라~ 깊이 생각하지말고 운동이나 열심히 하자(수지결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