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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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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아...그거 니 마누라다 -_-


BY 프리즘 2002-02-09

설음식 장봐가지구 들어와 쪼매난 냉장고에 미어 터지도록 집어넣고

저걸 몽창~ 식구들 입에 들어가기 좋도록 만들 생각을 하니

참 머시기냐...복잡다단한 생각에 멍청히 앉아있었다.

우짠일로 일찌거니 퇴근한 남편, 차떼고 포떼어 갈빗대만 앙상한

보너스명세서를 눈앞에 들이밀어 주었다.

뭐, 갈비면 어떻고 쥐꼬리면 어떠랴.

덕분에 명절쇠는데 을~~~~매나 도움되는데.



여하간, 10번의 설날을 같이 지내며 그동안 자기도 봐온게 있어선지

연휴내내 고생할 마누라가 안쓰러웠던가보다.

서류가방 내려놓자마자 종이쪼가리 한장을 부시럭대며 꺼내준다.


" 함 일거바라! 누가 썼는지 몰라도 니 친구하믄 딱이겠드라 "


회사홈페이지에 올라왔길래 동료들 모두 한장씩 복사했다나?

박자맞춰 읽어보니 남자입장에서 미안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스스로 생각못했던게 있더라며 이번 명절부터 신경써주꾸마 한다.




이기먼데?
쓰윽 훑어보니 '며느리를 위한 시'라는 제목으로 오만데 떠돌아다니는 글이다.

하이고...인간아....

그거 쓴 인간이 바로 니 마누라다!



뜬금없이 이름바뀌고 작자미상으로 떠돌아다니는 내 글을 남편에게

받아들고 보니, 이거참 웃어야되나 울어야되나 기분이 묘해져서

뚱하니 '고맙소 영감' 한마디만 하고는 식탁위에 올려놨다.

작년 추석에 내가봐도 지겹도록 올라오던 그 '제사유감'

이번 설에는 내집 식탁에서까지 한자리하고 있으니 진짜 징하다.





다음 명절부터는 그 글에 공감하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줄어들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