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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칠순


BY 동해바다 2000-10-24




엄마의 칠순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린다.
오늘따라 유난히 서울에 계신 친정엄마가 생각이 난다.
음력으로 10월 5일이면 울엄마의 칠순.
서울에서 40여년을 사셨어도 그 구성진 사투리는 바꿔지지 않나보다.

그러면서 약간은 촌스런, 오히려 이 좁은 도시에서 살고 계시는
시어머님보다 더 촌스런 울엄마가 난 좋다.
정감있구 따스한 손길을 많이 주시는 그래서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울엄마.

무던히도 속도 많이 썩혀 드렸고 엄마하고도 트러블이 젤루 많았던 나였다.
딸 셋 중에 중간에 낀 난 미움 투성이였구, 언니하구 싸우다 매맞고 또 동생하구 싸우다 매맞구, 난 나만 주워 왔는 줄 알았다. 정말 어렸을 적엔....

울엄마...
얼마나 그때 속상했을까
나도 자식을 키우면서 속상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울엄마도 이렇게 속상했겠지 하는 생각이 들면
괜히 죄스런 맘이 들 뿐이다.

자주는 못가지만 명절때마다 서울에 올라가면
우리 아이들에게 두 팔을 벌리시며
"야야~~ 우리 새끼들~~" 하며 안아 주시는 엄마.
다 컸어도 여전하시다.

이제 주름살 깊게 패이시고 혼자 되신 지 5년.
엄마를 바라 볼 때마다 내 맘은 무척이나 아프다.
나이보다 더 들어 보이시는 울엄마.
나 어렷을 적 말이나 잘 들을걸,
지금 후회해 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지만서두
맘이 아픈건 어쩔 수가 없다.

엄마는 이 둘째딸을 굉장히 안스럽게 생각하신다.
멀리 살면서 자주 가 보지도 못한다고...
아버지의 고집으로 대학도 못 보내고
직장생활하면서 결혼자금까지 혼자서 다 댄
내가 못내 안스러우신가 보다.

그러면서 나를 보면 기분이 좋아 지신단다.
세 딸중 그래두 살림은 제일루 잘 하고(울언니 동생은 아직도 직장생활) 엄마 맘에 드시게 하니까 든든해 하신다.

이번 주 토요일에는 가족들과 단촐하게 식사를 하기로 했다.
엄마는 이런 것두 다 필요없으시다며 그 돈으로 금강산이나 보내다고 하신다.

"엄마! 걱정 마세요.
큰 잔치는 못해 드려도 친척들 불러서 대접은 해 드릴게요.
금강산도 보내 드리구요"

"엄마!! 건강하시구 오래오래 정말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