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월이 오고 아침 햇빛이 길어졌다
겨울날이 봄처럼 따스하다
산에도 온 땅이 폭신하다
눈이 녹고 얼어 붙은 땅이 녹아서 ...
청솔모가 나무 위를 자유로이 뛰어다니구
온 공기가 산을 보드랍고 신선하게 해준다 ...
산 정상에는 노천 카페가 하나 있는데
돈이 없으면 외상두 가능하고
언젠가 그 외상을 갚으러 가면
그 카페주인은
그 커피값은 벌~~써 잊었노라구 대답을 하신다
그리구 덤으로 다시 뜨거운 커피를 한잔 마련해 주시고
수준급 실력으로
트럼펫을 불어주시는 ..삶을 여유로
재미로 사는 즐거움을 주신다 .....
오늘 산친구가 해 준 얘기 한마디 ...
나의 산친구는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데 ..
하루는 어떤 아이가 와서 ...
선생님 저 오늘 짝 바꾸었어여 ...
규리하구 짝이 되었는데 ...
제가 그애를 아주 아주 좋아 하거든여 ..
그래서 그런지 그 애만 보면 ..
얼굴이 후끈 후끈 해져요~~~~~
꾸밈없이 맑은 소리를 내어 놓는
그 모습 그 표정이 이쁘기만 하다 ..
그리고 또 하나 ...
어떤 사내녀석이 ..
선생님 저 이담에 뭐 할거냐구 물어 봐주셔요 ...
저 벌써 정했어여 ~~~~
어 그래 뭐가 될건데 ...
저요 매표소요
어 어떤 매표소 ...
네 ..목욕탕 매표소요 ...
요기다 컴퓨터 놓구 여기다는 텔레비젼 놓구
그리구 그 뒤에다 이불 놓고
..그리구 나는 돈만 받으면 되잖아여 ...ㅎㅎㅎㅎ
컴퓨터 하면서 돈받구 ..아주 아주 좋은 직업인 것같아여 ..
옆에 있는 어떤 다른 친구가
얌마 그럼 너 목욕탕 청소두 하구 그래야 돼 ...
아니야 니가 뭘 안다구
내가 목욕탕 가서 자세히 보았는데
그 청소는 때밀이 아줌마가 해주는거야
난 돈만 받으면 돼 ..
아이의 능청스런 생각에 우리는 엄청 웃었는데
어 근데 그 목욕탕은 누가 지어주지
하긴 요즘 사교육비 모으면
뭐는 뭣해줘 ~~
그래 ..목욕탕 아니라 뭐라두 사줄수 있을지 모르지
하며 웃었다
선생님 나는 이담에 대학교 들어 가면
한해동안 휴학하고
컴에 들어가서
뭐든지 다 깰거여여 (오락)
하고 말한다는 그 아이들 ...
도데체 이 컴퓨터 ..어케 해야 하나 ....
우리는 어릴때 무엇이 되고 싶어 했었는지 ...
지금 그리고 그 목표를 향하고 있는 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