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이 방학이라 남편한테 두 아덜덜을 맡기고
늦둥이만(22개월) 데리고 친정을 갔다.
이층엔 신혼부부 두집한테 세를 내어놓고
덩그라니 큰 일층엔 부모님만 계시니...
차가운 겨울만큼 이 딸은 마음까지 시리고 아리다.
큰집을 팔고 조그만 아파트라도 사서 이사를 가시라고 해도
6남매 자식들이 손자 손녀들까지 오면 비좁아서 어쩌냐고
그 큰집을 고집하고 계신다.
자식들이 일년에 다같이 몇번이나 모인다고...
노인네들이라 잠들이 없으셔서 두분다 새벽 4시면 일어나시는데
난 습관이 되어서 새벽 두시,세시가 되어야 잠자리에 드니
늦둥이까지 이 엄말 닮아서리 늦게 잠자리에 들고
아침 늦게까지 잠을 자니...
두분들이 혀를 끌~~끌 차신다.
늦잠자는 딸년때문에 사위 보기 미안하다고...
남편이 나보다 더 음식을 잘 하는 사람인지라
식사 걱정안하고 보름동안 친정에 있었다.
엄마는 점심,저녁마다 딸을 위해 밖에 나가 외식을 시켜주고...
내가 외식을 워낙 좋아해서...^^
딸이 좋아하는 음식을 그 아픈몸을 이끌고 만들어
주시느라고 허리가 휘신다.
딸이 나이가 사십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철없는 어린애 취급을 하신다.
"애야~~식혜 묵어라"
"미순아~~~팥죽,호박죽 묵어라"
"아가야~~~홍시 묵어라,곳감 묵어라"
그렇게 서울서 좋아하던 음식인데두...
엄마 음식이 항상 먹고 싶었다.
사 먹으면 엄마가 만든것처럼 맛있지 않아서...
그런데...
왜 그렇게 배가 부르고 많이 먹지를 못하겠는지...
아마 엄마의 사랑 때문에 배가 부른건 아닌지...^^
엄마는 딸년이 많이 먹지 못하는 것에도 속이 상하다.
"거 봐라...살뺀다고 그동안 음식을 도통 안 묵었으니
창자가 줄어들어 고것 밖에 못 묵지 않냐?
지발 많이 좀 묵어라? 그래야 창자가 늘어난다"
정말이지 난 좋아하는 음식은 허리띠를 풀고 먹는 사람인데
왜 친정 가서는 그 맛난 음식이 당기기 않은지.
(지금 생각만 해도 눈앞에 음식이 아른거려 잠이 안 온네^^)
보름동안 있으면서 엄마 흰머리도 뽑아 드리고
어깨도 주물러 드리고...
다리도...발바닥도...주무르고...
그렇게 희고 고우시던 얼굴은 병마에 지쳐 병색이 완연하고
그 튼튼하던 다리는 뼈만 앙상하게 남으시고...
이 세상 어느 효자 자식이 감히 효자라고 자신할수 있을까?
이 세상 어느 누가 감히 부모에게 잘한다고 큰소리 칠수 있을까?
부모의 그 큰 사랑을 안다면...
주고도 주고도 모자람이 없는지 항상 애달퍼 하는
부모님들의 안쓰러운 사랑을 헤아린다면...??????
조부모님이 가시고...
그 다음은 부모님이 가시고...
그 다음은 우리 차례일진데...
누구나 가야 할 길인데...
단지 빨리 가고 늦게 가고의 차이일뿐...
왜 그렇게 우리들은 뒤돌아봄 없이 앞만 보고 가는지...
왜 그렇게 우리들은 자신들의 욕심만 차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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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며칠만 있다가 오면 그래도 덜 섭섭할진데
보름간이나 있어서 그런지 엄마는 기차역에서
눈물을 흘리셨다.
잘가라고~~~잘 가라고~~~그 늙으신 몸으로 손을 흔드셨다.
언제 까지나...언제 까지나...
난 엄마 앞에선 절대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요즘 부쩍 많이 약해지신 탓인지...
자식들을 보면 부모님은 눈물을 흘리신다.
엄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렸다.
언제 까지나~~~언제 까지나~~~!!!
(不孝女 밍키가 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