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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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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에 만난 친구


BY 이선화 2000-10-24


2000.8.12

꼬박 8년만에 고향친구를 만났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아이
그 아이가 어느새 두아이의 엄마가 되어 어릴적에 내가 보았던 그
친구 엄마 그러니까 지금 두아의 외할머니와 꼭 같은 모습을 하고 내 앞에 섰다
하...

어쩌면 그리도 세월이 빨리 지나가버렸단 말인가?
그 동그랗고 포동 포동 하던 얼굴이
지금은 여름햇살에 가무잡잡해지고
눈가 한둘 생겨나는 주름을 참 곱게도 간직한채 내앞에서 웃고 있었다

두 아들은 또 얼마나 의젓하게 자랐는지
엄마의 후덕함을 다시금 아이들을 통해 볼 수 가 있었다

친구의 성실한 남편은 햇볕에 건강하게 그을려
정말 이만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십년동안 아침 잠 한번 자보지 않았다는 친구 남편의 얼굴에 지어지는 미소
참 오랜만에 보는 넉넉하고 정직한 농부의 얼굴이었다

참 오랜만에 왔는데 다음날 일이 있는 관계로 자지도 못하고 그냥 갔다
서운하다

그 부부가 살아가는 모습은 내게 비할바가 아니었다 얼마나 열심히 사는지
정말 별보고 나가 별보며 들어오는 일상속에서도 불평 불만 하나 없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오래토록 여운을 준다

벼농사에 참외농사까지 짓는 친구는 요즘이 농한기란다
하지만 그 부지런한 남편은 잠시도 노는법이 없단다

친구가 그렇게 말려도 젊어서 부지런히 벌어놓아야한다며
매일을 그렇게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는 얘기를 듣고
나는 숙연해지는 마음까지 들었다

젊어서 놀지 늙어지면 못논다는 노랫말도 있기야하지만
성실은 그 이름 그자체만으로도 풍요롭지 않은가?

일을 하며 즐거움을 느끼고 그 안에서 보람을 느낀다면
그 만한 놀이가 또 있을라구..

자정이 넘어서야 잘 도착했다는 친구는
몸이 약한 내가 혹여 몸살이라도 앓을까 염려를 했다

친구야
네 사는 모습이 어찌나 이쁜지 네 생각만 해도 웃음이 지어진단다
참외농사 지으면 한상자 보내주마하던
네 부부에게서 벌써 향긋한 참외내음이 나는것 같았어

우린 그저 너랑 네남편 그리고 네 두아이가 지금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가끔 왕래 하며 정담 주고 받으면 더 이상 바랄게 없구나

우리 그 옛날 우정 변치 말자며 새끼손가락 걸었던 그때처럼
새 하야한 마음 잃지 말고 간직하자꾸나.

건강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