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결혼 기념일, 그것두 벌써 열네번째라.
그 많던 하객들중 아무도 기억못할 來日이 말그대로 내일이 되고 말았다.
첫번 기념일땐 첫아이 산후조리중, 이불 속에 묻혀 낑낑거리고 있는데 남편이 선물이라고 내민게 앨범!~~~~~~
초등학교 졸업선물도 아니고 머리가 요상스러워지려는데 우리아이 사진많이 찍어서 예쁘게 정리해 나가잖다.
어찌 그리도 실속있는 선물인지 눈물나도록 뜻이 가상타.
미처 헤아리지못한 내가 송구할 지경이다 (이런 제엔자앙 알고야!)
그 다음해 기념일이 밝았다.(희망찬 하루 일을 끝마치고서~~~~~~~)
지난해 마지못한 나의 미소가 걸렸던지 제법 신경쓴 흔적이 역력하다.
인사동 -귀천-엘 들려 직접 구입해온 천상병, 이외수 , 중광이 함께 등장하는 시집 -도적놈 셋이서-를 사왔다.
"수레 두바퀴 - 우리의 뜻은 어디에"라고 휘갈겨쓴 그나름의 소감이 무슨 화두같아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한해 두해 세월이 가고 눈흘기거나 앙탈부릴 마땅찮은 선물은 구경도 못한 기념일이 오가고있다. (아니지 가끔씩은 들고 왔었지)
어쩌다 가족 외식으로 때우거나 직접 성찬 아닌 성찬을 준비해 보기도 하였다.
그리고 아이엠에픈가 뭔가 정말 아프게했던 그핸 둘이서 눈녹은 질척한 거리를 한없이 걷다가 무작정 영화관엘 들어갔다.
그렇게라도 하지않으면 더 초라해질것같아....!
007 시리즈 네버다인가 뭔가 그랬다.
죽지않는다인지 죽지않고 사는한 같이 살아야한다는 뜻인지 죽기 아님 살기로 버텨내야 한다는 뜻인지-오로지 내 주관에 갇혀 혼란속에 영활보고 집으로 왔다.(남편이 더 절박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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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엔 결혼기념일을 소재로 쓴 사연이 채택되어 방송을 탔다.
난 그게 이번 나의 선물이라고 미리 못박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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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무슨 날이지?
-나한테 속은 날이징
-허가받은 사기꾼같으니라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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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무슨 기념일, 선물타령도 한때이고 감각도 없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활력소는 될망정 필수품은 아니라는것.
( 못 받고 사니까 위로해본말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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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일이 어찌 선물로 다할 의미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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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생크림케익이라도 만들어야겠다.
(넙죽이 남편 넙죽넙죽 잘 먹겠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