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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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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주부의 영.화.수.다 - 14. 파이란


BY 꼬마주부 2002-01-28

비디오로 봤습니다.
주중에 신랑이랑 쇼파에 기대서 봤지요.
잘 참고 봤는데 거의 끝부분에서 잠들어 버려서 뒤에는 잘 모릅니다..

14. 파이란

이 영화는 너무 유명했죠.
비록 흥행신기록을 세우지는 못했지만 <쉬리>의 최민식이 삼류건달로 나오고 홍콩영화 <성원>의 장백지(맞나?)가 위장결혼한 부인으로 나오는 것만으로도 이미 화재가 되었던 영화.

내용은 다 아시죠?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 없이 마음만 여려서 동네 깡패 망신은 다 시키고 다니는 최민식과 중국에서 친척 찾으러 왔다가 세탁소에 취직하게 된 장백지가 위장 결혼했다는 것.
하이라이트는 얼굴 한 번 맞대본 적 없는 부인 장백지가 죽고 시신 확인하러 가면서 읽은 편지.

"한국사람들 다 친절합니다.
그 중에서도 00씨가 제일 친절합니다.
감사합니다."

평생 욕이나 먹고 걷어 차이고 유치장에나 갇히고 위장 결혼에 필요한 서류를 아무 고민 없이 떼어다 줄 정도로 생각 없이 사는 최민식은 얼굴 한 번 못본 부인에게서 감사편지를 읽고 마음이 짜안 해지죠.

전 내용을 다 알고 봐서인지 별로 크게 감동스럽지는 않았어요.
단지 인물이 건달이다 보니 대사 중 80%가 욕이라는 것이 무지하게 못마땅했다는 것 뿐. 근데 저는 영화에서 욕설 대사가 나오면 왜이렇게 기분이 나쁘고 화가 막 나죠?
그냥 말로 해도 될 것을 서로 욕하면서 말 하는 거 보면 영화인데도 괜히 나한테 욕하는 것처럼 듣기 나쁘고 성질이 막 나더라구요.

그래서 파이란을 보면서도 "어우씨. 왜 욕을 하고 지랄이야. 저 상황에서 왜 욕을 하냐고. 대사를 욕으로 안하면 관객이 못 알아들어? 욕 안해도 하는 짓거리로 봐서 건달인거 다 아는데 왜 자꾸 욕만 하고 그래. 성질나 미치겠네."
그랬더니 신랑이 옆에서 한마디 하대요.
"쟤네 욕하는거 신경쓰지말고 조용히 좀 해. 무슨 말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잖아. 너가 영화보면서 떠들어서 내가 다 성질난다. 쉿!"

아무튼, 이 번 영화는 썩 감동적이지도 그렇다고 재미없지도 않았어요. 조금 지루한 것 같긴 했지만 반지의 제왕이나 마리이야기에 비하면 새발의 피였죠.

느낀게 있다면, 중국 여성들이 우리 나라에 와서 천대 받으면서도 뼈 빠지게 일하는 것에 한국인으로서 괜히 미안하기도 하고 이제 중국이 우리나라보다 앞서면 우리 나라 사람들이 중국에 가서 천대받으며 일할 날도 올텐데, 못사는 나라 사람들이라고 무시하지 말고 서로 존중하며 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깊이 드네요.

모두들 좋은 영화 많이 보세요.

--전 '파이란' 하면 파란색이 떠오르는데 영화 중에 파란색은 한 번도 안 나옵니다. 파이란은 장백지의 극중 이름이지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