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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분, 보세요!


BY 칵테일 2000-08-07

<한알의 콩>

나는 자기가 사는 보람을 한알의 콩에 두고 있는 부인을 알고 있다.

그 부인에게는 두 아들이 있는데, 남편은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되어버려 아내의 임무는 이미 없어졌고, 어머니로서의 임무만 남은 경우지만, 어머니가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아이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교육이라는 것을 몸소 나타낸 분이다.

이 가정에 비극이 찾아 온 것은 큰 애가 초등학교 3학년, 둘째가 1학년 때이다.
남편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매우 미묘한 사고였고, 불행하게도 남편이 가해자라는 결정이 나게 되었다.

그 때문에 토지도 집도 팔아야 했고, 남은 두 아이와 부인은 길에 나앉게 되었다.

여러 곳을 전전한 끝에 겨우 어느 집 헛간의 일부를 빌렸다. 한 평반쯤 되는 넓이의 장소에 거적을 깔고, 갓없는 전구를 끌어들이고, 풍로 하나, 거기다가 식탁과 애들의 책상을 겸한 귤상자 하나, 변변찮은 이불과 옷...... 이것이 전 재산이었다.

어머니는 생활을 지탱하기 위해서 아침 6시에 집을 나가 먼저 근처의 빌딩 청소를 하고 낮에는 학교 급식의 심부름, 밤에는 요리집에서 접시 닦기, 하루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이미 11, 12시가 된다.

그러니 주부로서의 임무는 큰 아이의 어깨에 모두 지워졌다. 그런 생활이 반 년에서 8개월, 10개월로 계속되는 가운데 어머니는 마침내 쓰러져버렸다.

그러나 별로 누워있을 틈도 없었다. 생활은 여전히 빈곤했고, 아이들은 불쌍했다...... 미안하지만 이젠 죽는 것만 남아있구나. 두 아이와 함께 죽어서 아버지계신 천국에 가자고 그것만을 생각하게 되었다.

어느 날, 어머니는 냄비 안에 콩을 가득 담고 아침에 나가면서 큰애에게 편지를 써두었다.
'얘야, 냄비에 콩을 담아두었다. 이것을 삶아서 오늘밤 반찬으로 해라. 콩이 익으면 간장을 조금 넣어라.'

그날도 하루종일 일하고 정말로 피곤해, 어머니는 오늘이야말로 죽어버리자하고 몰래 수면제를 사가지고 돌아왔다.

두 아들은 거적위에 깐 허술한 이불에서 베개를 나란히하고 잠들어 있었다.

큰아이의 베갯머리에 한 통의 편지가 놓여 있는 것이 보였다.
'어머니에게'
어머니는 예사로이 편지를 집어들었다. 거기에는 이렇게 씌여있었다.

'엄마, 나는 엄마 편지에 있는대로 열심히 콩을 삶았습니다. 콩이 익었을 때 간장을 부었습니다. 그러나 저녁밥 먹을 때 그것을 내놓았더니 동생은 형, 짜서 못먹겠다고 하면서 밥에 물을 말아서 그것을 먹고는 잠들어 버렸어요.

엄마, 정말 미안해요. 그러나 엄마 저를 믿어주세요. 나는 정말 열심히 콩을 삶았어요. 엄마 부탁이에요. 제가 삶은 콩을 하나만 잡숴보세요.

그리고 내일 아침 저한테 한번만 더 콩삶는 방법을 가르쳐주세요. 그러니까 엄마 내일 아침에는 아무리 일찍이라도 좋으니까 나가기전에 꼭 저를 깨워주세요.

엄마, 오늘 밤도 피곤하시지요? 저는 압니다. 엄마, 우리들 때문에 고생하시는 거죠?

엄마, 고마워요. 그러나 엄마, 아무쪼록 몸조심해 주세요. 저 먼저 잡니다. 엄마 안녕히 주무세요.'

어머니의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아아! 미안하다. 저렇게도 작은 아이인데, 이렇게도 열심히 살아주고 있구나.'

그리고 어머니느 애들의 베갯머리에 앉아서 큰애가 삶아 준 짠 콩을 눈물과 함께 한알 한알 감사히 먹었다.

마침 봉투 안에 날콩이 한 알 남아 있었다. 어머니는 그것을 꺼내서 큰 애가 써 준 편지에 싸서, 그때부터 항상 몸에 지니고 부적으로 가지고 다니게 되었다.

-"인생을 여유있게 살자"에서
스즈키 겐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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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제가 읽어보는 글입니다. 왜 살아야하는지, 그리고 또 삶이 왜 의미가 있는 것인지 언제나 용기와 힘을 주는 내용이거든요.

지금 삶이 고단하다고 생각하시는 다른 분들에게도 힘이 되기를...



칵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