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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19

이런 여자이고 싶다.


BY 우렁각시 2002-01-16


그동안 열심히 일해준 컴이 몸살이 났나봐요.
한 삼일 윈도우 다시 깔고..
이것 저것 체크하고 이제야 저에게 왔습니다.
참.. 답답했어요.

요즘..
아이들은 방학 숙제를 준비 중입니다.
몇일 전 도서관에서 종이 접기 책을
여러권 대출 해와서 아이들에게 줬더니
그럴싸하게 잘 해내고 있습니다.

이번 과제는 아이들 자율에 맡길 생각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이것 사와라.. 저것 필요하다..
주문이 많아요.

스케치북에 파스텔을 바탕화면으로 
명함을 넣어 깔구..
그 위에 종이 접기를 이용해..
정말.. 그럴싸한 배경을 만들어 주네요.
울.. 큰 아들.. 창의력에..
이 엄마.. 깜짝 깜짝 놀라네요.
동생 과제도 스스로 하라며..
좀 쉬운 종이 접기를 제시하며
다정하게 손에 파스텔을 뭍혀..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저거.. 이쁜.. 저것들.. 어찌해야 하나여?
소리 없이 다가가.. 
등짝을 살포시 안아도 보고..
뺨에 얼굴도 비비고..
전.. 녀석들의 행동을 훔쳐 보며
이런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늦잠을 잤어요.
신랑.. 당연히 지각했구요.
새벽녁까지..
이야기를 했거든요.
남자 나이 불혹을 넘기니..
슬슬.. 두려운가봐요.
자꾸.. 자신이 없어지는 그런 생각이 드나봐요.
무슨 책에서..  어떤 사람이 
주식 투자로 280억을 벌었다나..

어떤  날은 괜히 자신이 바보스럽다는 생각이 드나보죠?
열심히 사는데..
넘 평범하다구..
자기도 머리는 비상한 축에 속하는데..
넘.. 평범한 자신의 직업?
아니.. 능력이 아쉬운가봐요.
잠시 그가 슬럼프에 빠지고 있네요.
걱정마.. 걱정마.. 자기 돈 못 벌면..
색시가 벌면 돼.. 이런 말로 그를 웃게 했지만..
돈 많이 번 사람.. 그 사람이 부러운건지..
그사람의 투자 안목을 키운 그 삶이 부러운건지..

자존심 무지 쎈 남자인데..
자신의 약한 모습을 스스럼 없이 내게 보여주고 있네요.
머리가 참 좋은 사람이예요.
충북에서 1등도 했었구..
대학 나와 증권회사 국제부에 입사하구..
상대에서 배운 자신의 이론을 펼쳐 본답시고..
사업도 했구..
지금은 강사로 있지만..
자꾸.. 증권에 미련이 있나봐요.
어제밤엔 나에게 뭘 말하고 싶은 건지..

우리 이렇게 살면 큰 욕심 없이 아이들 크는 거 보구..
그냥 저냥 살 것 같은데..
있는거.. 홀라당.. 주식에 투자 하고 싶은가?
오늘.. 오전.. 몇 조각의 생각들을 모으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뭘까?
그런 생각으로 쉬이.. 
어떤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가.. 하고 싶다면..
뭐든지.. 하게 내버려 둘까 해요.
집을 팔아 재테크를 공부 하고 싶다고 한다면..
그것또한.. 하라구.. 할것이구..
그를 믿으닌까..
그가.. 참.. 냉정한 구석이 있어요.
세심하구..
무리한 일은 벌리지 않지만..
뭔가.. 잃으면.. 또.. 뭔가.. 얻으겠죠.
아직은 아니겟지만..
그에게 절망이란 늪에 빠지지 않게
조금씩 나의 영역을 넓일까 해요.

그는 분명.. 돈 때문이 아니겠죠.
자신도 능력이 있는 사람인데..
정말.. 그의 적성에 맞는 일이 있는데..
직업을 조심스럽게 바꿔 보고 싶어 하는 
의도인 듯 도 하구..
그냥.. 자기가 좋은 거라며.. 나도 뭐든지
좋을 것 같다고 할까봐요.

오늘은 그가 좋아하는 수정과를 만들었어요.
금새 시원하게 만들어서 
그가 올 시간쯤.. 맛나게 내 놓아야 겠어요.
그리구.. 응원가를 불러야 겠어요.
"당신의 아내는 언제나 당신 편이라는 말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