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개구리만 다니는 길' 설치
서울시는 2일 개구리들이 알을 낳기 위해 산에서 내려오는 주요 지점을 파악해 도로 밑으로 개구리가 지나갈 수 있도록 `생태통로'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시 산하 녹색서울시민위원회 환경분야 공모사업에 예산을 배정,환경단체가 중심이 돼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한편, 구파발, 청계산, 수락산 등 개구리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에서 개구리의 이동통로를 가로막는 도로밑에 작은 터널 형태의 `생태통로'를 만들 계획이다.
이는 개구리들이 도로위를 건너다 차량 등에 의해 깔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서울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서울시는 또 시내 각급 학교에서 봄철이면 어린이 자연학습용으로 연례 행사처럼 개구리, 도롱뇽 등의 알을 채취하는 일이 없도록 시 교육청에 협조를 요청했다.
시 관계자는 "도롱뇽, 북방산개구리, 무당개구리는 개체수가 감소하는 종으로 서울시가 지난해 관리종으로 지정했다"며 "법으로 보호하고 있는 금개구리, 맹꽁이를 잡을 경우 2천만원 이하의 벌금 등 강력히 처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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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파괴의 주범이 되는 황소 개구리를 다 잡아 없애야 한다고 난리를 치며 황소 개구리를 마리당 1000원씩 쳐서 포상금을 지급하던 시대가 엊그제 같은데...
그 시대가 가고...
바야흐로.. 同種은 아니지만 그 사촌뻘인 다른 종류의 개구리들이 황금기를 누리게 되었다.
옛날...
내가 다섯살쯤 되었을 때, 아빠는 마산이라는 바닷가 도시의 철길도 보이고 저 멀리 바다도 환히 들여다 보이는 높디 높은 산꼭대기에 작은 집 한 채를 지었다.
자그마한 방 세개와 푸세식 화장실, 연탄 아궁이에 슬리퍼를 신고 무릎이 푹 꺼지도록 내려 가야 하는 재래식 부엌이 딸린 서글프기 짝이없는 집이었지만, 엄마와 아빠가 갖게 되는 최초의 집이었고, 아빠가 아빠 손으로 흙 한 줌, 벽돌 한 장씩 손수 쌓아 고생고생 지은 첫 집이었다.
그리고 아빠는 그 집이 완공되자 앞 마당 큰 나무에 아빠의 귀여운 고명딸이 타고 놀 그네 하나를 매어 주고, 우리 가족이 보고 즐길 작은 연못 하나를 만들었다.
돌들로 테두리한 그 작은 연못에 아빠는 물고기 몇 마리와 이름 모를 물풀들을 넣어두었다.
그 작은 연못에..
연못만큼이나 작은 개구리 가족들이 이사를 와서 살기 시작하였고.
그 개구리 가족들이 연못의 구석 구석에 새 식구들을 맞아들이기 시작하였다.
겁없이 지켜보았던 몰캉거리는 개구리 알들이 전부 올챙이로 바뀌어 작은 연못을 빼곡히 헤엄치고 다닐때도 우리 가족은 참으로 무심하였다. 아니 한술 더 떠, 올챙이들이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모습을 우리 가족만이 누릴수 있는 그 평화라는 이름의 특권이라고 생각하는 누까지 저질렀다.
그러나...
그 올챙이들이 뒷발이 나고...
다시 앞발이 나고.. 꼬랑지가 들어가고.. 개구리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하자.. 우리의 가슴속에는 작은 불안이 엄습하기 시작하였다.
'아니.. 저것들이!!!'
그러나..
그들이 몸피가 굵어지고...
그들이 완연한 개구리의 모습을 갖추게 될무렵...
우리들의 작은 보금자리에는 소복히 비가 내렸다.
비가 내리자....
가문의 특성상.. 어쩔수 없이 개울가에 마련한 엄마의 무덤에 대한 걱정을 해야하는 개구리들이 천지사방으로 쫓아다니며 왕왕거리고 울기 시작했다.
그 개구리들이 짙은 쑥색에 그보다 더 짙은 청색의 반점들이 수북한 등짝을 드러내며 온 마당을 쫓아댕기다가 서로 부?H혀 뒤집어 지기라도 하면 그들은 애들이 하교길에 사먹는 불량과자 색깔만큼이나 영롱하고 아름다운 짙은 오렌지빛 배를 유감없이 드러내며 다섯살박이 어린 나로 하여금 울음을 터뜨리게 했다.
"아빠, 쉬마려.."
하면 아빠는 어린 나를 등에 업고 다리로 기어오르는 개구리떼들을 탈쳐내며 나를 바깥에 있는 푸세식 화장실에 데려다 주곤했다.
아빠가 바깥에서 기다리는 동안 화장실 문을 열어놓고 쉬를 보면서도 혹시나 개구리들이 궁뎅이로 기어오르지 않을까 걱정하여 제대로 쉬를 못 보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안방으로까지 진군한 주홍배 개구리들을 아빠가 쓰레받기로 떠서 내쫓을때까지 아빠 등에 매달려 엉엉 울었던 것도 기억난다.
서울에 개구리만 다니는 길이 설치된다니...
다 환경을 지키자고 하는 일이라니 뭐 할말은 달리 없지만...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서 참 무섭고 징그러운 생각이 들고 갑자기 서울 사람들이 불쌍한 생각이 든다...
하지만..
20년전... 굳이 이런 번잡스러운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우리의 자연이 마음껏 숨쉬고 마음껏 그 생명력을 키울수 있는 시절로 돌아간다면 나의 마음도 그 어린날의 순수했던 마음으로 돌아가 개구리의 등짝처럼 마냥 푸르를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