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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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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꼭 엄마가 되어줄께....


BY 후니비니 2002-01-07

따르릉~~~
"있잖아..엄마가 태몽을 꾼거 같아..."
"근데?"
"태몽을 꾼거 같다니까!?"
"그런데?..나?..에이..엄마 난 아냐..혹시 연이겠지?"
"연이가 아니라 너라니까..뱀이 널 물었다니까"

엄마가 육십평생 살면서 처음으로 꾼 태몽이란다.
커다란 우물 안에서 엄청나게 큰 구렁이가 날 물었단다.
웃으면서 아니라고 ..별 일 없다고 ...전화를 끊었다.

며칠 후 신랑이 꿈에 구렁이한테 손가락을 물렸다며 꿈 얘기를 했다.
별일이다 싶었다.
하지만...점점 뭔가 불안한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생리 예정일이 지났다.
하루종일 멀미를 하는듯 입덧이 시작되었다.
암담했다...

난..아들만 둘이다.
올해 일곱살, 다섯살.
나름대로 피임을 하고 있었기에 임신이 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하루하루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나도 태몽을 꾸었다.
엄청나게 커다란 숫사자가 우리집으로 들어왔다.
모두 놀라 도망을 갔는데 난 너무나 크고 멋있는 사자라며 넋을 놓고
쳐다보다가 잠을 깼다.
다들 아들 태몽이라고...
아무래도 큰 인물이 태어날거 같다고...

아들이고 딸이고가 문제가 아니었다.
허리때문에 한의원이며 정형외과를 한달내내 다녔었다.
약,주사,엑스레이.
무엇보다도 요즘같은 시기에 경제적 능력 없이 무조건 아이만 낳는
다는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우리 부부에겐 정말이지 이
예정에 없었던 임신은 난제중에 난제였다.
같이사는 시어머니는 같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유산은 너무도
쉽게 얘기했다. 아들이 둘이나 있는데...하시면서.
남편도 평생을 아이들한테 치여서 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결론은...하나였다.

해를 넘기지 말자면서 말일날 병원엘 갔다.
임신 6,7주 정도 되었다했다.
초음파로 보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아이.
눈물이 나왔다.
회복실에 누워있는데 하늘에서 눈이 펑펑 내렸다.
천둥도 치고 번개도 치고...
엄마 벌 받을거야...엄만...나중에 벌받을거야...
가슴이 찢어지듯 아팠다.
내 눈에서 하늘에서 내리는 눈만큼 눈물이 흘러내렸다.

낳지도 못할거면서..무책임한 엄마 아빠...
너무 나쁘다 그치?
아가야..
엄마가 나중엔 꼭 네 엄마가 되어줄께.
약속이야...꼬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