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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소송을 하고 있는 중 배우자의 동의 없이 시험관 시술로 아이를 임신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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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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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교수님!!


BY wynyungsoo 2001-12-30

따르릉~~ !! 계속 울어대는 전화벨 소리에 설겆이를 멈추고 수화기 들었다. "여보세요?"~ !!, 지난 번에 "포항공대 전자공학과"에 합격한 학생 성환母의 전화였다. 내일 일요일 점심대접을 하겠노라하며 합격인사도 드릴 겸해서 방문할 거라고 했다. 그리고 전화한 장본인의 생일이 바로오늘 일요일이다. 해서난, 생일 날엔 좋은 곳에가서 즐겁게 지내야지 여길 뭘 오냐고 했더니 극구 오겠다면서 점심은 먹지말라는 당부였다.

해서난, 마침 생일이 일요일 날이라서 어제 토요일 오후에 도착하게끔 온라인 통신으로 케익과 백합꽃다발을 주문해서 보낸 후였다. 주문한 물건은 받았냐고 물으니 아직 전이라고 하면서 신경쓰지 않으셔도 되는데!...하면서도 고마워하는 표정이 목소리 톤에서 느껴졌다. 좋아하는 표정을 읽으니 나도 내심 뿌듯했으며, 합격인사 차 온다고하니 조금은 긴장도 되면서 괜히 설레임까지 일었다.

합격한 학생의 아빠 엄마는 모두 약 업을 하고 있는데, 엄마는 이대약대를, 아빠는 서울대약대 출신으로서 슬하에 두 남매를 두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서 전교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성적의 학생이라 그런지, 그 아이들을 만날 때면 기특하고 대견하고 해서 만날 때마다 꼭 껴안아주곤 한다. 너무좋다. 요즘아이들 같지않게 그냥 순박하고 수줍음이 많아서 칭찬을 해주면 수줍어서 고개도 잘 들지못하고 부끄러워하며 절절매는 타입들이다.

색깔짙은 세태에 전혀 때묻지 않은것도 대견한데 거기다가 또 공부도 늘 상위권을 달리고 있으며 학업에만 전념을 하는 모습이 너무 예쁘기 그지없음에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다. 해서 늘 뒤에서 유심히 착실한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면서 그 부모들의 일상을 훤히 머리속으로 그려보게 된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고 하지않았던가?!

손 아래 사람들이라고 해도 배울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님에 만날 때마다 어렵게 느껴지며 말 한 마디라도 조심을 하게된다. 사대의 가족구성으로써 할아버님 할머님의 칭칭 슬하에서 자란 애들이라 그런지! 어른을 만나서도 대하는 인사 법이라든가, 어른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태도의 표정도, 어딘지 모르게 달라보임에 그 집안의 가풍이 어렴풋이 갈음이 된다.

해서난 오늘 아침일을 부지런히 마치고 약수터엘 올랐갔다. 밤새 내린 눈은 한 2~3cm 두께로 쌓였는데 가파른 약수터 길엔 사람들의 발자취들이 고스란히 얼어붙어서 마치 족적을 남긴듯이 움푹움푹 패인 곳 마다 유리알처럼 얼어붙어 미끄럽기 그지없었다. 집에서 떠날 때는 양 볼이 얼얼했었는데 미끄러운 언덕을 오르며 긴장을 한 탓인지! 등이 훅끈거리며 온 몸에 따뜻한 열기가 올라서 약수터를 다 오를 때에는 안면이 싸아하며 상큼하면서도 시원하게 느껴졌다.

계속되는 겨울 가뭄으로 약수물 줄기가 마치 젓가락의 굵기로 졸졸흐르는 정도이기 때문에 약수물을 받기에는 좀 지루한 감도 들지만, 원조인 진 약수란 생각에 지루함도 모르게 운동으로 시간을 메꾸면서 기분좋게 약수물을 받게된다. 약수물을 받으면서 철봉에 매달리는 운동으로 유산소 운동을 번복하다가 나는, 산 허리 정상에 올라서 쉼 호홉을하며 야호를 목청 껏 수 없이 외쳤다.

반복적으로 토해내는 야호의 함성의 미소에는, 고해성사의 빛도, 반성의 빛도, 후회의 빛도, 온 집안의 건강과 화목의 바램도, 노력한 만큼의 댓가만 바라는 소원도 내포되어 있음이니, 고래고래 야호로 토해내는 음률은 더 없이 애련하게 가슴을 사정없이 때렸다. 신사년을 하루 남긴 이 시점에 서니 만감이 교차하며 감회가 새롭고하여 깊은 상념에 빠져들게했다.

돌이켜 되돌아보니 신세진 일들도 많았으나, 또 탈세도 없었음에, 타인에게 피해와 조그만 누를 범한 것도 없었음이니, 그것 만으로도 마음의 빚은 좀 덜수 있겠다는 생각임에 무게실린 어깨가 다소는 홀가분한 느낌도 들면서도, 때론 심적인 무게가 느껴지는 시간이기도 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깜짝놀라서 시계를 보니 내려갈 시간의 분침은 이미 지나 있었다.

해서 몸동작을 민첩하게 움직여서 약수통을 실은 손수레를 조심스럽게 달래가며 끌고 내려오는데, 올라올 때보다 내려갈 때가 더 미끄럽고 힘이들었다. 조심조심하며 주저앉을 뻔 하기를 여러 번하면서 겨우겨우 가파른 약수터를 빠져나와서 쉼 호홉으로 잠시 안도의 숨을쉬며 주택가로 접어들어서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향하는데, 마음은 벌써 집에 도착한 느낌이니 발걸음의 패달을 더 힘차게 내어딛게 했다.

집에 도착하니 손님들은 벌써 와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한 번씩 꼬옥 안아주고는 약수물을 한 컵씩 마시게 했다. 그리곤 다시 또 합격생을 꼭 안아주며 속삭이듯이 "미래의 교수님을 안으니 참 기분이 좋다.!!"고 하니 그냥 송구해 하며 절절매는 모습이 그렇게 귀여우면서도 기특하고 대견하기 그지없었다.

"이봐? 우리그냥 집에서 먹자아! 사실은 버섯전골을 준비했거드은?! 그리고 김장김치도 알맞게 맛이들고 했으니 그거면 되지 뭐어?! 안그러니 응? 하고 물으면서 은근히 압력을 넣어서 우린그냥 집에서 먹기로 하곤, 부지런히 전골냄비도 불에 올리고 또 두레반 상도 안방에다 차리면서 아이들은 반찬들을 나르며 도와주니 금방 점심상은 일괄로 차려졌다.

지글지글 노래로 끓는 전골냄비를 상 중앙에 야외용 버너채 올려놓고 백세주를 한 잔씩 돌리며 "합격을 축하!! 또 생일을 축하!! 하며 건배!"를 외치곤 한 잔씩을 더 돌리곤 밥을 뜨기 시작했다. 지글거리며 끓는 전골냄비에서 향긋한 특유의 버섯향이 더 식욕을 돋우게하니 번갈아서 움직이는 수저의 율동을 왈츠를 추고!!...

소찬이지만, 모두들 맛있게 먹어주니 고맙기 그지없었다. 오늘 처음 마신 백세주는 뒷 맛이 깨끗하며 향긋한 맛이 아주 그만이었다. 남은 술은 마저 잔을 돌려가며 그 간의 안부와 정담을 주고 받으면서 먹는 점심밥은, 취기가 거 나 해진 탓인지! 주고받는 대화 중에도 더 돈독한 정을 느낄 수가 있었으며 찡한 행복감에 기분이 최상이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