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혼 소송을 하고 있는 중 배우자의 동의 없이 시험관 시술로 아이를 임신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28

남편의편지


BY pinekone 2001-12-27

부부싸움이야말로 그나마 부부간의 애정이 돈독히 남아있을때
하는것이 부부싸움이 아닌가 싶다.
성질하면 한성질하는 남편과 나이고 보니 머리통이 깨어져라 싸우는
유형의 부부싸움을 하곤한다.
남편이 톤높여 소리가 나오면 나역시 질세라 남편보다 더 높은
톤으로 으르렁거려야 직성이 풀리니 원....
나는 이조시대 여인네로 안태어난것만으로도 어쩌면 행복히 여기고
살아야할지도 모르겟습니다.

다혈질인 사람들의 공통점이 단순하다는것이지요.
우리는 정말 요란한 부부싸움끝에도 하루이상 말을 안한다던지
하는등의 부부싸움의 응어리를 오래 가지고 있는적이 없다.
그누구도 자존심을 앞세워 뽀루퉁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살다보면 해결의 실마리가 좀처럼 열리지 않을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가끔 남편에게 편지로서 부부싸움의 해결방법을
찾곤했다.
화해의 분위기로 다시 대화를 시작한다해도 다시금 감정이 솟아올라
싸움의 악순환이 되는걸 겪어본경험에 의하면
편지야말로 두배이상의 효과를 가져다주었다.

말로서 할수 없는 것들을 편지로 토해내려가면
더욱더 솔직해지고 미안한 마음도 배로 보일수 있게 하는것 같았다.
아마도 서너번정도를 그렇게 편지로
말도많고 탈도많은 부부싸움으로 인한 위기를 극복했던걸로
기억한다.

나는 이렇게 가끔 편지를 쓰곤하지만 남편은 편지를 쓰지 않는다.
아니 쓰질 못한다.
필체도 엉망이려니와 한줄쓰는것조차 힘들어 하는 남편이다.
(울 아들넘이 그걸 꼭 닮아서 오학년짜리가 일기 한줄쓰는데
30분이 걸리니 원~~~~~~~~~~~~)

모든이들이 그럴것이다
남남이 만나서 살다보면 부부사의 최대의 위기가 한번쯤은
올것이다.
나 역쉬 그랬다.
지금 생각해보면 남편을 한없이 사랑하고 아이들을 생각하면
이혼이라는것은 정말 먼나라의 야그일수 있다.
그러나 그 위기를 느꼇을 즈음엔 이 남자와 정말 살아야할까
말아야할까 그랫었다.

그런 즈음에 남편의 편지가 나의 눈에 뜨인것이었다.
정말 둘째가라 하면 서러울정도의 못생긴 필체로 써내려갔구
두서도 맞지않는 세줄의 편지는
내 눈물샘을 자극하고 말았던 것이다.

우린 그날 눈물로서 서로를 사랑함을 새삼 확인해야했다.
난 그날 이후로
다시는 남편의 편지를 받은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