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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소송을 하고 있는 중 배우자의 동의 없이 시험관 시술로 아이를 임신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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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17

~~얄궂은 운명이......~~


BY 부 초 2001-12-25

우리는 서로 중학교 동창이고 그녀는 얼굴도 예쁘고 키도 크다.
내가 군에 복무할때는 그녀는 부대부근에 살아서
자주 만날수 있었다.그녀는 내가 자기와 결혼해 주기를
원했고 가끔은 우리는 같이 놀러다니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그녀와 결혼할 생각을 전혀 가지지 않았다. 그녀가
미워서도 아니고 무언가 부족해서도 아니었다. 다만 흠이라면
나보다 나이가 2살이 위라는 것 뿐이다.그런데 그것도
그녀와 결혼을 안하게 된 이유도 아니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나는 그녀와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어두운 숲속길을 단둘이서 걸어갈때도 손을 잡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이성으로서의 충동을 느끼지 못했다.
나는 오히려 내친구를 소개해주고 같이 교제를 해보라고
권고도 했었다. 내가 군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나왔을 때도
가끔 그녀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때도 나의 마음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고 그녀를 그저 고향친구로 밖에 생가지
않았다.
"전생에 인연이 있어야 결혼은 하는 거야...삼신 할머니가
서로 맺어줘야 되는거야,"라는 옛날 사람들의 말이
맞는 모양이다. 몇해후에 나는 중매결혼을 했고, 몇년후에
그녀도 결혼을 했다.
우리는 서로의 결혼식에도 참석을 했고, 그녀의 결혼식날에는
나는 내빈객들의 축의금을 받는 접수일을 맡아 보았다.
그후 참으로 많은 세월이 흘렀고, 우리는 같은 서울에
살면서도 서로 만날 기회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한 고향친척의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서로 마주치게 되었다.
우리는 너무 반가워 주위의 시선을 아량곳하지 않고
서로 손을 마주 잡았다.
"정말 한번 꼭 보고싶었어.."
나는 그녀의 손을 잡자마자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첫마디
말이었다.
"나도 보고싶었어" 그녀도 손을 그대로 잡고 놓을줄도
모르고 대답을 했다.
우리는 서로의 눈빛에서 서로가 헤어저 살아온 아쉬움을
너무나 간절히 느끼고 있다는것을 읽을수가 있었다.
그동안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그녀의 예쁜 모습은 별로
변한것이 없었다.
'내가 정말 잘못했구나, 이여자와 결혼할것을...."
이런생각이 갑자기 머리속을 스처 지나갔다.
풍문에 그녀의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몇번
들은적이 있다. 그렇다고 나와 결혼을 했다고 반드시
행복하게 살아왔다는 보장은 없다. 그런데 왜
갑자기 그런생각이 내머리속을 스처 갔을가?
그녀와 결혼을 못하게 된것은 뚜렸한 나의 잘못이나
실수도 아니었는데.......
그녀와 헤여지고 여러날이 지난 지금에도 내 머리속에서
가끔 그녀와 결혼하지 못한것을 후희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 그럴까?
"결혼은 전생에 인연이 있어야 되는거야....."
이말이 자꾸만 머리속을 스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