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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 보내는 편지


BY 들꽃편지 2001-12-24

성탄절이 뭐에요?
뭐하는 날인데요?
송편 먹는 날도 아니고...
떡국 먹는 날도 아니고...

뭐라고요?
빵먹는 날이라꼬요?

바부탱이 아니냐고요?
밥순이 아니야고요?
물론 그런면도 있지만...

전 성탄절하면 마음이 더 싱숭생숭하거든요.
그래서 지금 심통 비슷한 거 부리는거예요.

예수님이 태어나신 날이 저랑 뭔 상관이 있당가요?
저 예수님께 선물 한번 받은 것도 없고
밥 한번 사 주신 적도 없고
물 한 잔 떠다 주신 적도 없구
잉.....?
암튼 없걸랑요.

예수님 얼굴도 본 적이 없는데요.
축하는 무신넘의 축하여요.
아주 다 들 난리났어요.
이 방을 들어가 봐도 저 방을 들어가 봐요.
뭔 인사가 그리많고 축하글이 그리 많고
불이 빤짝번쩍 사슴코가 깜빡껌뻑...

전 무지허게 가슴이 벌렁거려요.
나이가 이 만큼 먹었는데
또 한 살 더 먹을 걸 생각하니
아주 끔찍허다구요.

예수님은 나이도 안먹는감유?
언제나 그 모습 그대로 인자하게 생겨가지고서리...

제가 왜 그렇게 꼬였냐하면요.
설명을 하자면, 이유를 대자면,
글쎄유~~~없는데...
예수님께서 사기꾼도 아니고
절 특별히 미워하지도 않았고
어릴적부터 교회를 다녔던 저거든요.

이건 순전히 나이 때문이에요.
한 살 더 먹는게 싫어서요.
그리고 또 한 해가 속절없이 가는게 아쉬워요.
그래서 그래요.

예수님은
봄이면 모든 세상을 살아나게 하시고
충분한 비를 주시고
분위기 끝내주는 가을을 주시고
포근포근한 겨울눈을 주시는데
제가 무신 불만이 있겠어요.

다만 나이 좀 안먹게 해 주시고요.
지난일을 뒤돌아 보며 후회하지 않게 해 주시고요.

바램이 있다면 내년에도 식구들이 건강하게 해 주시고요.
날 좋아하는 사람이 내 곁을 떠나지 않게 해 주시고요.
장사 좀 잘 되게 해 주시고요.

한가지 더...
지발 좀 눈 좀 펑펑펑 내리게 해 주세요.
안그러면 정말 심통 엄청 부리고 미워하고
나중엔 원망까지 할거에요.

예수님의 생신을 정말 축하드려요.
몇번째 생신이신가요?
나이 무지하게 많이 먹었다는거 다 알아요.
속이지 마세요.
그 많은 초를 케익에다가 어떻게 다 꽂지유?
굵은 초 한 개로 하면 어떨까요?

새 해에도 건강하시고요.
오래오래 사세요.
안녕히 계세요.

땅에서 살고 있는...쫑미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