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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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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야기2 (보금자리 구하기)


BY 베티 2000-10-18











<보금자리를 찾아서>

낯설고 두렵게만 생각했던 일본의 생활이 시작이 되었다.

처음 며칠 동안은 혼자서 다니는 것에 자신이 없었다.

혹시 길을 잃을까, 아님 누가 길이라도 물어보면 어떡

하나 하는 노파심때문이었다.(한국에서 거리에 다닐때

유난히 길 물어보는 사람이 많았기에)

나는 10월 학기의 어학원을 다니기 위해 비자 신청을

해 놓은 상태였고 단기비자를 통해 왔기 때문에 보름

이 지나면 한국을 오가야 했는데 한 서너번은 그렇게

했다.

먼저 일본에서 해야 할일은 방을 구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일본은 외국인에게 대한 차별히 심한 편이어서

방을 구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외국인인 경우 보증인을 세워야 했던 것이다.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도 별로 안 좋았는데

월세가 밀린 상태에서 야반 도주하는 사람들이 종

종 있었다고 했다.

다른 나라도 그렇지만 일본엔 전세라는 것이 없다.

모든 방이 월세인 것이다.

처음 방을 얻을 때 월세의 세달 분을 내는데 한달분은

부동산에 또 한달분은 선불 그리고 나머지 한달분은

보증금이어서 방을 비울 때 주인이 와서 일일이 체크를

한 뒤에 파손된 것이나 잘못 된 것이 있으면 보증금에서

제하고 준다.


여러군데 돌아다니다 우리는 운좋게 방을 얻을 수 있었다

부부라는 것이 믿음을 주게 된 것이다.

보증인 대신 남편의 어학원 학생증을 복사해서 주고

방하나에 주방과 화장실,욕실이 있는 아담한 방 하나를

얻었다.

일본 주택은 목조로 된 건물이 많았는데 우리의 방도

마찬가지여서 옆집사람들의 말소리도 잘 들릴 정도였다.

2층짜리 건물이 쌍둥이 처럼 나란히 있는 우리나라의

연립과 같은 것이었다.

방을 얻고 나니 자전거가 필요했다.

역에서 20분 쯤 되는 거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자전거를 많이 이용했다.

한 집에 자전거가 식구 수대로 있는 경우가 많았다.

자전거도로도 잘 되어있어서 타는데 전혀 위험하지도

않았고 자전거 이용률이 높으니 당연히 교통도 원활했다.

자전거도 자동차처럼 등록이 되어있어서 잃어버렸을

경우에 신고하면 찾을 수도 있고 아무 곳에나

주차해 놓으면 견인해 갔다.

나도 몇번인가 그런 일이 있어서 벌금을 물고

찾아 온 적이 있다.

역앞에는 유료주차장도 있는데 그곳에 300엔씩

주고 맡기면 안전했다.

난 앞에 까만 바구니가 달린 노란 자전거를 하나 샀다.

우리는 시간이 나면 둘이서 자전거를 나란히 타고

근처의 강가도 가고 시장도 다니고 어디든지 다녔다.

그 때는 자전거만 가지고도 어디든지 씽씽 달릴 것만

같았다.

사랑과 열정이 가득차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