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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세상에서 오직 한 분뿐인 나의 어머니...


BY 수선화 2001-02-20


어머니.. 세상에서 오직 한 분뿐인 나의 어머니...


오늘도 하루 해가 저물고 있어요.

하루가 저물고 또 새로운 하루를 맞는다는건 싱싱한 기쁨일수도 있지만

연로하신 어머니를 생각할 때 하루 아니 단 한시간이라도 어머니에겐

백발이 더 는다는게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전화 버튼만 누르면 이야기 할수 있고 만나면 온갖 투정도 부릴수

있는 어머니가 계시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어요.


아직도 서툰 음식 솜씨 때문에 언제고 전화로 물으면, 자상히 가르쳐

주시는 어머니의 말끝은

"이젠 늙어서 맛도 가늠 하지 못하겠다...젊은 네가 낮지" 하시면서도

흐믓해 하시는 웃음소리가 가슴을 아프게 해요...

요전에...오이지 담그며 어머니께 전화 드렸지요...오이 몇개에 물은

어느만큼의 양이며 소금은 또 어느만큼이라고..하시면서 요즘 계량하는

단위는 모르니까 어머니 식대로 밖에 못 가르쳐 주신다고...

어머니..그날 제가 그?O지요..

"엄마 오래 오래 사셔요..그래야 제가 못하는 일,제게 부족한

지혜...엄마 안계심 누구한테 묻는냐고...엄마가 늘 곁에 계셔야 엄마의

지헤를 얻을 수 있지요.."

그말을 해놓곤 정말 목놓아 울었어요..

결국은 못난 딸이 어머니를 울리고 말았구요..

어머니, 이런 작은일들..또 고마워 하는 마음 밑바닥에는 어쩔 수 없이

언젠가는 영원히 어머니와 헤어질 날이 있음을 예감하는 회자 정리의

슬픔이 깔려 있는 거겟지요..

그일을..구체적으로 생각하면 벌써 가슴이 미어집니다..

어머니, 그러니까 오래 사셔야 해요. 칠순을 넘긴지 두해..

하지만 아직도 곱기만 하시고 곧잘 부끄럼도 타시는 어머니,

지난번에 ?아 뵈었을때

"엄마, 나도 엄마처럼 곱게 늙고 싶어......" 했더니 웃으셨죠..

농담이 아니라 저의 진심이랍니다.


같은 서울에서도 그것도 얼마 떨어지지 않은곳에 살면서도 어머니와 따로

산지가 12년이 되었어요..

한 자리에 있다가도 저녁이면 어머니는 아들네로 가시고, 저는 제 가족이

있는 곳으로 돌아오면서 언제나 섭섭하고 때로는 눈물이 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어머니와 딸인데 왜 남처럼 떨어져 살아야

할까요..

출가외인이란 말이 사무치게 실감나곤 합니다

늘 약한 모습만 보여드려야 하는 못난딸..

그것조차도 당신의 잘못인냥 가슴아파하시는 어머니..

당신 앞에선 언제라도 어른이될수는 없을테지요..


어머니.. 조그마하신 나의 어머니.. 저에겐 아니 우리 형제들에겐 너무도

크고 정다운 어머니...

철없는 딸의 불효를 용서하시고 오래...오래...건강하셔요.

지금 저희에게 해주실 일은 그걸로 충분 합니다.

어머니, 밤이 깊었습니다.

그럼 이 밤도 안녕히 주무세요.




둘째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