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창업박람회 65세 이상 관람객 단독 입장 제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30

아름답게 늙어가는 방법 56


BY 녹차향기 2001-02-17

아주 오랜만에 다시 컴 앞에 앉을 수 있는 시간이 생겼네요.
겨우 며칠 사이였지만, 얼마나 그리웠는지..... ㅠ.ㅠ
그 며칠 사이에 아주 중요한 몇가지 사건이 있었거든요.

먼저, 어머님께서 이삿짐을 장사하시는 곳으로 옮긴 것은 지난 번에 말씀을 드렸었고, 드디어 10개월만에 공사가 완료되어 개업을 하게 된 것이랍니다.
그 준비관계 때문에 연일 남대문시장으로, 동대문시장으로, 청계천시장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랴 거의 실신 지경에 이르렀지요.
저는 주방일을 맡기로 했는데, 아.컴에 '우리'라는 아이디를 가졌던 사촌동서와 일을 함께 한답니다.
함께 일하는 가족들 밥을 담당하기로 했어요.

이쯤 되면 아마 많은 분들이 도대체 무슨 장사를 시작했을까?
글쎄 말이야... 뭘 개업한거지?
하고 수많은 호기심을 안고 글을 읽어가실 것이 분명하시건만 밝혀야 옳은지, 계속 함구하고 있어야 옳은지 알 수가 없어서 일단 보류하고 있겠어요...
(죄송함다~~~)

개업식을 한다고 아는 친척들과 친구들에게 얘길 했더니 생각보다도 너무나 많으신 분들이 참석해 주셔서 준비한 음식이 모자랄 뻔 했지요.
하루 종일 서서
"감사합니다."
"바쁘신 데 찾아주시니 너무 고마워요."
하고 계속 인사를 하고, 심부름하고 계단을 오르내렸더니 저녁엔 완전히 파김치가 되었답니다.

어머님께서두 함께 인사를 하고, 손님 접대를 하셨으므로 저녁무렵부터는 무릎이 시큰거린다고 하셨고 나중엔 아침에 다녀온 목욕탕을 또 가셔야 했어요. 뜨거운 곳에 가면 조금 낫기를 바라면서요.
앞으론 이렇게 바쁘게...치열하게...
제가 주방에서 아줌마들과 함께 일하면서 살아가는 얘기가 나올 것 같네요.

남편은 끝내 제가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기를 고집했었지만, 시어머님과 남편은 저리 고생하는데, 저만 아이들을 키운다는 것 때문에 집에만 있는 것이 무척 마음이 무겁더군요.
그래서 남편과 시어머님이 쉬시는 몇달 동안 수없이 생각하고 고민했었어요.
아이들을 위해선 항상 엄마가 집에 있어야겠다...
이렇게 결심했다가는
시어머님 연세도 많으시고, 남편 혼자 힘드론 너무 힘들 것이고,
나가서 도와야겠다....
또 다시 결심하고..
뒤집었다 엎었다 혼자 수십수백번 결정을 번복했었지만 결국 이런 방법을 선택하게 되었네요.

과연 어떤 결정이 좋은 결정이었는 지는 아무도 모르겠지요.
항상 인생의 숲 속엔 두 갈래 길이 있었으니깐요.

같이 일하게 된 아줌마들이 저를 참 좋아해 주시니 다행이고요.
아이들이 어린 데도 일주일에 3번이상 나와서 도와준다는 사촌동서 '우리'님께도 감사드려요.
아!
바쁜 시간에도 개업에 참석해 주신 모든 벗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열심히 고생해서 열심히 돈 벌게요. 그게 보답일테니깐요.

장사가 자리가 잡히는대로 꼬옥 실천하고 싶은 일 한가지.
소년소녀 가장을 잊지않겠어요.
피곤한 하루를 접으며...

여러분, 안녕히 주무세요.

저두 이제 자려구요.
낼을 위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