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작년까지만 해도 불행이라는 단어는 나하고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아이들 착하고 반듯하게 커주고...
내가 사고 싶은것
먹고 싶은것
베풀고 싶은것...
아무 걱정없이 하고 살았으니까...
그런데 작년에 허망하게 대형 아파트 한채값을 날리고...
돈이야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지만...
내가 살아왔던 그 많은 날들을 너무 행복하게 살았건만...
하늘이 시샘을 했는지...
난 일년동안 너무나 많은 정신적인 고통을 당해왔다.
남에게... 남편이나 나나 못할짓을 안했건만...
아니 다들 인생을 너무 착하게 산다고 했건만...
그 쓰디쓴 인생의 패배를 맛보았던 그 참담함이란...
내가 행복하게 살았을때는 남들도 다 행복하고 잘 사는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불행을 느꼈을때...
뒤를 돌아보니...
나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고통을 당하는 이들이 주위에
더 많음을 느꼈다.
동병상련이라고...
그들의 아픔을 같이 느꼈고
나보다 어려운 이웃이 많다는 걸 알았다.
그동안 내가 너무 행복하게 살아서
하늘이 이런 고통을 안겨 주었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인생의 있어서 패배를 모르고 사는것 보다
이렇게 힘든일을 당해야 오뚜기처럼 더 나은 인생을
살수 있다고 남편은 역설을 했지만...
난 세상살이가 힘들어 꺼이꺼이 울었다.
난 진실하지 못한 인간들이 미워서 꺼이꺼이 울었다.
남보다 자존심도...
남보다 베품도...
남보다 선함도...
항상 일등이어야 했던 내 교만함에도
난 고개를 꺾어야 했다.
주위에서 모두들 부러워 했던 난 작년 일년동안
세상사 불행은 혼자 짊어진양...
세상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았다.
우울증에...
대인공포증에...
사랑하는 사람들마저 싫었던 그 참담함이란...
내 마음이 너무나 가난해져 버렸던 일년...
항상 마음이 젤 부자였던 내게 있어...
많은 상처를 안겨주었다.
세상의 고통을 알기엔 난 너무나 순수했다.
세상의 고통을 알기엔 난 너무나 때가 묻지 않았다.
세상의 고통을 알기엔 난 너무나 마음이 어렸다.
세상의 고통을 알기엔 난 너무나 상처를 쉽게 입었다.
여리디 여린 가슴을 부여잡고...
내 불행앞에 나는 또한번 뜨거운 눈물을 흘려야 했고...
내 아픔을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
그 누구와도 만남을 꺼렸다.
내가 그렇게 위해주고...
내가 그렇게 감싸주었던 이들마저...
내가 그렇게 베풀었던 그 그리움들의 대상들마저
나에게 등을 돌렸다고...
나는 피해의식에 사로 잡혀야만 했다.
내 자신이 아주 조그만 상자안에 갇치기를 원했다.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이민을 가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되돌아 보면...
그 만큼의 아픔이 있었기에...
그 만큼의 큰 시련이 있었기에...
지금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커졌다고 할까?
천방지축 세상을 모르고 살았던 내게...
너무나 아픔을 느끼게 해 주었던 일년...
세상살이가 결코 쉽지만은 않다고...
우리네 삶이 결코 만만하지만 않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이 철부지 주부를 일깨워준 계기가 됐다.
이제는 조금은 자유로워졌다.
날 옥죄이는 그 무엇에...
날 힘들게 했던 그 하잖은 자존심에...
훌훌 털어버리려한다.
그 삶이 결코 날 속일지라도...
날마다 행복한 일만 있으소서.
(설서 밍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