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몸이 피곤하면 신호를 보내주는게 다 다른가 보다.
난 몸이 조금만 피곤하면 입술 주위에 울긋불긋 꽃이핀다.
그것이 빠르면 1 주일 이지만 길게는 두어달 까지 간다.
아물엇나~ 싶으면 다시금 피가나고
상추쌈이라도 크게 입을 벌리고 먹다보면 다시금 상처가 나서는
따가웁고 아프다.
그런데.
울 서방... 내 하늘같은 남편은 하필이면 신호를 보내도 아래쪽 거시기로 내려가 버리나보다.
자세히야 안 보았지만.
툭~ 하면 거시기가 따가웁다, 아프다 한다.
내, 어찌 알겠는가?
엉거주춤하니 몇날며칠을 손 풍기를 불어싸니 내 알지.
남편이 아픈것은 아픈것이고.
부부의 의무 방어전은 필수 아닌가?
아픔이, 상처가 오늘 내일로 아무는것도 아니고.
한번씩 상채기가 나며는 내 입술주위처럼
짧게는 1 주일이요 많게는 두어달을 가는데.
그렇다고 국방의 의무를 소홀할수는 없는일.
그래서 우린 서로가 본 합의가 장화( 아시죠? )를 사용하기로 했다.
항시 약국에서 장화를 사 오는 것은 남편의 몫인데.
그놈의 건망증에 남편은 벌써 며칠째 그누무것을 사 오질 않는것이다.
하여 얼마전.
내가 시내에 외출을 할 일이 있었다.
외출 준비를 끝내고
" 나, 다녀옵니다 "
말을 하니 남편이 생각난다는듯 한마디 한다.
" 어이~ 마누라 올때 장화좀 사 오시게 "
" 장화? 알았음 "
쉽게 알아듣고는 시내에 볼일을 보고는....
나 또한 한 건망증 하는지라 깜박 하고는 집으로 그냥 오고 말았다.
벌써 며칠째 인가?
아마도 한달은 족히 되가나 보다.
남편도 나도 이제는 눈만 마주쳐도 삐~리리 한다.
허지만...
그것은 꿈일뿐.
어쩌랴? 다음을 기약할밖에.
그리고는 또 어영부영 시간이 흘렀다.
오늘은...꼭 사와야지.
마침, 까르프에 갈일이 있어 나서려는데 남편이 또 말한다.
" 마누라야. 스타킹좀 사 와라 "
함께 준비중이던 딸 아이가 동그란 눈으로 묻는다.
" 아빠가 왜 스타킹이 필요해? "
" 그런게 있어 임마 "
( 엥? 웬 스타킹? 장화는 알겠는데 스타킹은 처음 들어보네? )
싶은마음에
눈짖으로 남편에게 물으니
" 장화나 스타킹이나 신는것은 똑 같잔냐 "
한다.
푸~히힛.
영문 모르는 내 딸아이.
급히 신발을 벗더니 쪼르르 안방으로 내 달린다.
그리고 잠시후~
" 엄마, 아빠. 여기에 이렇게 스타킹이 많은데? "
스타킹. 많다 물론.
간간히 받은 선물로만 몇년씩을 서랍장 서랍에서 묵고 있는게
무척 많다.
일년이래야 스타킹을 신을 일은 한, 두번...
몇년전의 스타킹도 우리집 서랍장에는 무척 많이 썩고 있다.
" 그 쉐끼. 빨랑 안 갖다놔? "
아이를 윽박지르고는 딸과 나...외출을 하였다.
마음속으로는 스타킹! 장화를 잊지않으며.
딸 아이의 카세트테잎과 내 책 몇권을 사고나니 남편과 한 약속이 생각이 나는거다.
딸 아이를 아이쇼핑 하라고 밀어놓고는 약국으로 들어는 갔는데...
하필이면 약사분이 남자분이다.
이, 우아하고 고상한 여자의 입에서 차마 콘돔주세요 소리가 나오지를 않는것이다.
" 저기요... 저기 스타킹 "
" 네? 스타킹이요? 그건, 약국에서는 안 파는데요.
조 밑에 슈퍼로 가 보시지요. "
" 아~아... 네... "
등 떠밀리듯 그 약국을 나와서는 왜 그리도 멋적고 웃음이 나오던지...
그리고 의무방어전을 오늘도 치를수 없다는 허탈감.
공연한 짜증.
포기해야하나? 아니면 다시 들어가?
잠깐의 망서림에 과감히 난 그 약국문을 열고는 다시 들어갔다.
" 저기... 애 아빠가요. 저기..."
" 네. 무얼 찾으시는데요? "
( 이그 눈치없는 약사양반 )
" 애 아빠가요. 장화. 그거 사 오라는데요 "
( 흐미~ 무안한거 )
" 장화요? 아~아 네. 이거요? "
그러며 내미는것이 바로 내가 찾던 그 장화.
와우~ 고마바라이. 오늘은..... 방어전 한번 화끈히 치루겠고만.
붉어진 얼굴을 숙으린채 그 약국을 나와서는 딸아이의 손을 잡고 집으로 왔다.
남편과는 눈짓으로 대화를 하며 마지막 남은 처리만을 기다릴밖에.
그 마지막이 무엇이겠는가?
바로 우리 딸 아이가 일찍 자 주는것인데.
이, 웬수.
맞다. 오늘은 예쁜 딸이 아니라 웬수였다.
그날은 바로 지오디가 서세원쑈에 나온다고...
밥 12 시가 넘도록 초롱거리는 눈으로 티브이를 보고 있으니.
우리 내외 한 가운데 떠~억 하니 엎드려서 말이다.
내 서방? 내 남편?
흑흑, 말해 무었하나?
기다리다 지쳐 코만 디립따 곯고 자는데.
곤하게 자고있는사람 깨워서는 의무방어전 치루자고 할수도 없고...
그날밤 우리는 그냥 그렇게 잤다.
딸래미까지 옆에서 꼽사리 끼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