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던 옷들이 모두 가벼운 차림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두텁던 옷들 대신에 나폴거리는 가벼운 옷으로 아이들은 바꾸어 입고 봄은 많이 무르익어 아주 좋은 날씨
학교 운동장에는 점점더 많은 아이들이 나오고 있었고
담장마다에 철쭉 진달래 목련화 등이 흐드러지게 피어날 무렵 학교에서는 행사가 있었다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았지만 그당시에는 집에서 변을조금씩 가져오라고 아주 작은 비닐봉지를 나누어 주었다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작은 비닐 봉지속에 변을 담아 갔다
그때 안가져온 학생들은 많이 혼을 냈던것 같았다
그로부터 몇일이 지났고 모든 학생들은 선생님앞에서 카라멜을 받아서 먹어야 했었다
달콤하고 아주 작은 카라멜 우리들은 키득거리며 맛있게 먹었다
맛난 간식을 먹고 있는듯 매우 즐거워 하며 모든 아이들은 다 받아 먹었다
그 다음날인것 같다
나는 친구집에를 놀러갔었다. 그때는 거의 모든집 화장실이 마당 한켠에 있었지만 그친구네는 건물안에 있었다
수세식은 아니지만 참으로 편리했다
친구 어머니께서 맛있는 과자를 내주시고 한참을 즐겁게 놀던중 나는 배가 사르륵 사르륵 아파오기 시작을 했다
아줌마! 배가 자꾸 아파와요!
아주머니께서는 나에게 화장실에 가라고 하셨다
배가 너무 아파서 죽을것 같다는 생각에 눈물도 조금 나왔고 차라리 집에 있을걸 괜시리 놀러왔다는 후회도 들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배가 시원해지는데 나는 그만 놀라고 무서워서 소리를 내며 앙앙 울고 말았다
내몸에 저렇게 많은 하얀 벌레가 있다니 나는 아마도 곧 죽을거야
아마도 지금 곧 죽을지도 몰라 엄마!
내 울음에 놀란 친구의 어머니께서 화장실에 오셨다
나는 더욱 무서워서 큰소리를 내며 울어댔다
친구 어머니께서는 나를 다독거려 주시며 안심을 시켜 주셨다
친구도 그 하얀 살아있는 꿈틀대는 벌레를 보면서 함께 놀라와 했고 덩달아 울어 버렸다
자기 몸에도 그렇게 하얀벌레 있느냐고 물어보면서 둘이서 한참을 앙앙 울어 대었다
학교에서 먹었던 카라멜이 기생충 약이었음을 알았고
그 약으로 내몸에서 회충이 나갔다는것을 알았다
그후 학교에서는 각반별로 점검을 하였다
어느반에서 얼마나 나왔는가를 점검을 하였던 그때 선생님의 숫자말씀에 손을 번쩍 번쩍 들면서 너도 나왔어? 나도 나왔다!
너는 몇마리인데?
나도 그렇게 나왔다!
하면서 부끄럽지 않게 주고 받았던 구충제 사연
부끄러움은 감추어야 하는 그리고 장점은 널리널리 알리는 요즘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
나의 단점 장점 모두를 드러낼수 있는 용기를 지금은 어느정도 갖고 있을까?
부끄러움도 서로 보아가며 웃음으로 서로 안을수 있었던 어제는 풍요보다는 궁핍이 많았으나
그 궁핍안에 가득한 정과 사랑 이웃안에 흐르고 흐르던 정겨움이 지금은 어디쯤에나 자리하고 있을까?
아!
부끄러움조차 서로 나눌줄 알았던 까마득한 어제의 잊혀진 이야기 그리운 어제의 모습 기억 하나 그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