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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뇌진탕 책임은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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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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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스물 추억에


BY wynyungsoo 2001-12-10

지금 현 시대에도 생존하고 있다니!? 참...방금 말끔하게 감아빗은 머리가 스믈거리며 두피에 간지럼이 느껴졌다. 요즘 들어서 초등학생들 머리에서 서케와 머릿이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냥 무의식 중에 머리를 극적거리는 학생들이 종종 눈에 띄어서 조사를 해 보니 머리에 서케와 까만 머릿이가 심심찮게 발견이 되었다고 하는 TV보도를 접하면서 상념에 잠기게 했다.

그 때 그 시절에는 무공해라고 해서 만들어 쓴 것이 아닌, 궁핍의 실상에 좀 도움이 될까해서 어머니들이 손수 만드셔서 쓰셨던 빨랫비누인 쌀겨비누를 만들어 쓰는 가정이 많았었다. 정미소에서 부드러운 쌀겨를 얻어다가 양잿물과 희석해서 만든 빨랫비누는, 반 고채의 비누로 색상 면에서는 좀 거부감이 있었어도 섬유질의 지방질 때국은 말끔하게 쏙쏙 빠지며 찌든 빨랫감도 충분히 소화를 할 수 있었다.

그 때 그 시절에는, 목욕세제나 머리를 감을 때 사용하는 비누도 따로 있었던 것이 아닌 시절임에, 세수비누나 빨랫비누를 사용해서 머리를 감곤 했었어도 머리결의 윤택은 더 건강했었던 걸로 생각되니 아마도 그 때 그 시절에는, 자연친화적임의 생태계가 그 만큼 무공해의 천국이었던 시절 이었임을 새삼 갈음하게 되며, 현 시대에 서서는 세탁물 세제들이나, 목욕용품의 다양성을 감안할 때에, 어느 제품에도 방부제나 표백제가 첨가되지 않은 제품들이 없으리라는 생각인데...

그런 세태의 변화 임에도, 첨단을 달린다고 울부짖는 이 시점 임에도, 머리에 서케와 머릿이가 생기고 있다고 하는 방송보도를 시청하면서 난 걱정보다는 그 뭐랄까!? 좀 아이러니한 것이 유년시절의 찡한 향수가 느껴지며, 엄마께서 방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참빗으로 머리를 빡빡 빗겨내려 주시던 생각과, 참빗질의 소탕에 신문지 바닥을 슬슬기어다니던 까만 머릿이가 생각나니, 더럽다는 생각 이 전에 어머니의 체온과, 살갑게 꼭 안아주셨던 모성愛의 포근함이 느껴지며 싸한 이 아침에 따듯함이 베어들었다.

참 그랬었다. 그 때 그 시절에는 머리에 서케와 머릿 이 뿐만 아니라 옷 속에도 오이 씨만한 옷 이들이 우굴대던 그런 시절에서 우린 성장을 했으니, 어는 가정에서나 자식들의 괴로움을 당신 몫으로 포용하시며 자식들이 행여 머릿 이나 옷 이들에게 괴롬을 당하기 전에, 조모님, 조부님, 또 어머니, 아버지, 언니나 오빠들이 밤이면 등잔 불을 밝혀놓고 그 밑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군불을 짚혔던 불씨 덩거리들을 놋 화로에 담아다 방 한 가운데에 놓아두면 그 때 그 시절에는 그것이 난방역활의 대상이었었다.

저녁을 먹고는 식구들 모두 화롯가에 둘러앉아서 두툼한 속 내의들을 차례로 벗어놓으면 할머니나 어머니께서는 화롯불에 내의를 쫘 악 펴서 불에 쬐어가며 오이 씨만한 옷 이들의 소탕작전에 돌입하게 된다. 그러면 뜨거운 불찜을 당한 옷 이들은 "아뜨거~ !" 하면서 섬유질 속에 숨어있다가 그냥 딩급을 해서 내의 겉 표면으로 우루루 몰려들며 기어나오는 옷 이들을 모조리 소탕을 해서 뜨꺼운 불에 직석구이를 만든다. 그 때 그시절에는 옷 이의 직석구이의 구수한 맛도 맛있게 느껴지리만치 우리네 실생활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대부분 궁핍했었던 그런 시절이었음을!!...

그리고 또 하나의 옷 이 소탕작전은, 속 옷들을 빨아 줄에 주 욱 널어놓으면 엄동설한 긴긴 밤에 몽땅 동사를 시켜서 소탕작전을 하는 예도 있었으니...그 때 그 시절의 혹한은 더 지독하고 길게만 느껴졌음에, 그 때 그 시절에는 모든 에너지도 부족 현상이었음을 대변하게 하는 향수의 새깔로 다가왔다.

지금 첨단을 달리는 이 시대에, 조만간 달 나라를 왕래 할 세태에 입각한 시점에 섰다해도, 난 그 때 그 시절의 향수가 그리위지며 세월을 역으로 돌릴 수만 있다면, 세월의 흔적을 지울 수만 있다면, 다시 그 때그 시절로 돌아가서 부모님의 체온과 체취를 맘껏 흡입하고 심은 심정이 절실하고 굴뚝같으니...오늘 아침 서케와 머릿 이에 대한 심각성을 언급한 방송보도는, 년말을 바라보는 이 시각에 선 나는 심각성이라기 보다는, 오랜만에 모성애와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의 향수를 듬뿍 만끽했음에, 이에서 더 기쁜환희의 미소는 없다고 사료된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