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계신가요
가을이네요...여보...
당신이 안계신 가을입니다
반쪽을 잃어버린 여자는 이가을이 더욱 커 보입니다
뜰아래 서서 깊숙히 들어 마시는 가을의 찬 공기에 잠깐 현기증을 일으킵니다
한해전 당신이 내게 하시던 말들을 생각 합니다
두해전 나누었던 말들도 생각 합니다
이뜰을 매만지면서 함께 했던 시간을 떠올립니다
아니 저절로 일어나는 바람처럼 그렇게 기억이 납니다
이제 당신 아니 계신 마흔 아홉의 나이로 이 가을을 맞습니다
아파하는 당신 이라도 곁에 있었던 지난 가을엔
그래도 나는 훈훈하여 좋았습니다
한해뒤의 가을엔 당신이 많이 좋아져서 나하고 시골길을 걷게 될줄 알았습니다
창을 열어 두지 못합니다
휭한 바람 한자락 안방에 스며들어 불꺼진 한밤에 나를 깨울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빈 우물안에 머리 드밀고 소리치면 되돌아 울리던 ......
그울림이 마음 안에 웅- 웅- 대고 있읍니다
당신도 들리시나요...
당신과 마지막을 함께 보냈던 시골집 가을은 어떤 모양일까요
나는 그곳에 가기가 내키지 않아요
시골의 가을은 너무 쓸쓸하니까요
너무 힘든 한해가 가고 있습니다
이가을이 빨리 지나고 겨울도 얼른 지나고 빨리 내년을 맞고 싶습니다
반쪽만 남은 여자도 다시 추스리고 할일이 생기 겠지요
그렇겠지요....여보....
마흔 아홉의 가을은 너무 힘이 듭니다
정말 힘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