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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86

12월 4일(나무같은 친구)


BY 얀~ 2001-12-05



요즘 새들도 추워 늦게 일어나는지 통 지저귐이 없다.
내가 게을러서 그런가
내일은 귀를 열고 들어야지
대신 일어나면 라디오를 튼다
오디오를 통해 이런 저런 말들이 나오는데
잘은 못 듣지만, 눈을 감고 명상하듯 듣는다.

어제 밤에 읽었던
김하인의 소설 일곱송이 수선화가 떠오른다
나르시스에 대해서 검색해서 봤을 때 건성으로 봤는데
섬세한 글이 편안한 시간을 보내게 해준다

'별은 고독하다. 홀로 무한 거리 중앙에 떠 있는 게 대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별과 사람의 근원적인 속성은 일치한다. 홀로 외로우나 아름다운 빛을 발하다가 영원 저편으로 스러진다. 또한 모든 별은 나르시시즘을 낳은 신화의 인물 나르키소스와 닮았다. 너무나 자신을 사랑해서 자신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죽는다. 나르키소스는 죽어 수선화가 되었다. 신화가 피워낸 지상의 수선화는 고독자의 향기를 풍긴다'

어둠이 깊어야 빛나는 별,
절절한 사연이 많을수록 애틋한 사랑,
힘겨운 삶을 통해 서로를 사랑하는 부부,
오랫동안 잊었던 꿈을 키우며 자신을 찾아가는 나.

남편은 tv를 켜지 않는다. 책을 보고 글을 쓰는 나를 위해 보더라도 따로 본다. 가게에 들어서면 신문을 본다. 요즘의 달라진 모습이다. 내가 이메일을 열고 볼 때 말이다. 배려하는 모습으로 그렇게.

결혼을 하고도 고독은 늘 존재한다.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생각한다. 10년 동안 책을 못 보았으니, 이젠 책을 보고 인터넷을 통해 여행을 한다. 제주의 성산포를 검색하고 지리산의 사진으로 산을 본다. 게시판에 나무가 친구란 글을 올렸을 때 지리산에 오르면 꼭 그런 친구가 있을 거라고 답변을 남겼다. 산을 오르다보면 뿌리를 들어내고 오가는 사람의 손자국이 남아 번들거리는 그런 나무, 오를 땐 힘겨움을 덜어주고 내려갈 땐 안전을 걱정하는 그런 나무, 그런 나무를 생각하며 친구를 떠올린다. 여건에 따라 애를 키우고 생활고에 매달려 있지만, 꿈을 꾼다. 우리가 나누었던 젊음과 나중에 이어갈 우리의 이야기를 꼬리표처럼 날리며, 난 기다리고 있다. 내 소중한 친구들을...

마음을 열고 추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꿈을 위해, 행복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