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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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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BY 스토리 2001-02-13

여기에다 내 마음을 다 풀어놓아도 될까.
아직도 내 가슴엔 묶엿던 매듭자국이 선명하게 상처로 남아있다.
내 성격이 이러하니 그래도 이렇게나 살지.... 잘 털어버리고 잘이해하고 화 잘안내고....
내가 무슨 이야길 하려고 서설이 이렇게 긴지...
나보다 한살 어린 내 손 위올케언니를 도마위에 올려보고자한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겨울, 친정어머니가 많이아팠다. 병원을 다녀오셨지만 그래도 열은 내리질 않아 걱정인데...
그 일요일 아침,막내로 아직 결혼하지않은 남동생이 전화가 왔다.
" 누나, 흰죽 끓일려면 어떡게 해? 엄마가 암것도 못먹고 열이 아직도 많아.." 한다.위에 6남매를 모두 결혼시키고 막내만 남았는데 그 막내마저 남자인데다 토요일이나 되어야 집에 올만큼어머니는 아직도 시골에 혼자계신다. 언니와 다른 딸들은 모드 멀리로 시집을 보내고 나와 오빠만 가까이 살고있지만 난 또 가게를 한다.
그래서 난 우리집 유일의 며느리인 올케언니한케다 전화를 했다.
" 언니, 나야.뭐해? " 했더니 대뜸 " 왜 전화했는데? "한다.볼이부은 목소리로. " 언니 오늘 일요일인데 뭐할거유? 바뻐? "
" 왜, 왜 그러는데? " 여전히 부은 목소리로...
"응, 안바쁘면 엄마한테 좀 가봤으면 해서. 엄마가 많이 아픈가봐.언니 오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내 귀에는 대포터지는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엄마걱정 그리되면 아가씨가 가보면 되지 왜 나보고 오라가라 나리고.." 전화가 끊겼다.
다시 다이얼을 돌렸고.
"언니 난.......?
다시 탱크지나가는 소리. " 나 좀 가만히 내버려두란말이야. 나도 니 오빠 일도 잘안되고 힘들어 죽겠다..."
또 전화가 끊겼다. 나도 이젠 화가 났다.다시 재 다이얼.
"언니, 왜 그러는데. 내가 언니한테 뭐라고 했어? 엄마가 아프다는...." 또 내말이 끝나기도전에 대포소리.
"옆에서 잔소리들 하지말란말야"
이젠 아예 전화기를 꺼 버린 모양이다.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참 나도 남의집 며느리지만 이건 정말 너무 한다 싶다.
오빠가 엄마많이 편잖으시니 시골에 가란말 했다고, 자기 피곤한건 안중에도 없고 엄마만 챙긴다고....
나도 혼자계신 엄마 힘들어질까봐 뭐 잘못한일이 있어도 참고 참고 또 참는다.근데 이건 정말 아니다.
그래 자기도 막내로 자라서 형제 많은집 맏며느리로 왔으니 얼마나 힘들까? 마음부터 부담스럽겠지.해서 또 참고 이해하고....
마음이 모질지 못해서 또 양보하고 동생니니까 양보하고 하는데.
정말 이럴수는 없었다.
이번엔 기필코 짚고 넘어가리라.
하지만 난 가게 때문에 늘 시간이 여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날만 잡고 있는데 한달이 가까이 지났다.
그때의 화는 조금 진정되었지만 우리 엄마 나이들면 불쌍해서 어떡하나 그 생각뿐이었다.
그러던 중 올케 언니가 전화가 왔다.
"아가씨 요즘 많이 힘들지? 장사도 잘안되고..그때 일 미안해.내가 좀 심했지? 내 성격이 좀 그렇잖아 아가씨 화풀어, 알았지? " 한다.
누군 성질없고 화낼줄 몰라서 참는줄 아는지.
착한 내 남편이 옆에서 듣고있다 한마디 한다.
" 참 니 올케도..넌 바보냐? 맨날 그렇게 화풀이 상대로 당하고만 샤냐? 그러니 시집식구들 우습게 보고 지 맘대로 화냈다, 풀었다 하지..."
이번 명절엔 친정에도 못갔다. 가게 한답시고. 친정어머니께 늘 미안하고 죄송스럽고.
또 한번 참기로 했다. 어머니가 당부당부하신다.
하지만 이번엔 묶였던 자국이 아직도 선명하게 가슴속에 자리하고 있다.
그래, 이대로 묻어두고 지나가리라.홀로계신 내어머니를 위해서...
가정의 평온을 위해서..
세월의 무게 만큼이나 맘 넓으신 내 어머니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