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명절에 통행료 면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51

문득 생각나는 친구가


BY wynyungsoo 2001-12-04

그 친구과 나는 직장 동기생이었다. 강원도가 고향인 그 친구는 마음씨가 마치 목화솜 같이 희고 고운 친구였었다. 과묵하고 늘 무 표정한 그런 인상이지만 친구의 속냄은 더 없이 따뜻하고 말 보다 행동이 앞서는 진국 중의 진국인 성품인 그를 나는 너무 좋아했었고,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며 또 아끼면서 그렇게 13년의 직장생활의 여정을 미련없이 한날 한시에 접고 서로의 방향으로 각기 헤여졌었다.

헤여지면서 피차가 눈물을 먹음고 그가 떠나던 날, 강남 터미널 휴게실에서 만나서 우린 간단하게 점심을 때우곤 그는 고향으로 향하는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었다. 나는 못내 아쉬운 마음에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그를 배웅하고 그 자리를 떠나 온지가 어언 강산이 한번 변하고 또 변할 강산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러다가 까맣게 잊고 서로가 가정을 꾸미고 행복한 삶을 일구면서 나는 어느 해 여름 휴가를 강원도 낙산에 있는 해수욕 장으로 피서를 떠나게 되었었다.

피서지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고 인파가 우굴대는 땡??뱃사장의 바닷가에서 넘실대는 파도의 소용돌이 물결을 물끄럼이 바라보고 있으려니, 고향이 강원도인 친구, 직장 동료였었던 그 친구가 불현 듯 생각이 나며 그 간의 근황이 궁금해지기 시작하니 출렁이며 신나게 춤추는 파도의 율동도 그냥 시큰둥하게 다가와서, 고막을 파고드는 인파들의 즐거움의 함성들까지도 소음으로 들리며 괜시리 짜증까지 났었던 그런 기억들이 상기되면서 문득 그 친구가 궁금해졌었다.

해서나는, 옛날 수첩을 뒤적여보니 그 친구 본가의 국번이 그대로 적혀있었다. 얼른 수화기를 들고 전화를 넣었다. 한 참만에 수신이 떨어지며 어여쁜 여성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나는 머뭇~ 거리다가 거기가 ?? 댁인가요? 하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렇다고 대답을 한다. 나는 ?? 친구에 대해서 꼬치꼬치 물었다. 상대 편에선 친절하고 자상하게 물음에 답을 주면서 현 주소까지 알려주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동생인가!!)

나는 긴 호홉으로 긴장되었던 맘을 다스리곤 바로 수화기를 들어 귀에 대고 다이알을 두드리는데, 왜 이렇게 심장의 고동소리는 고도의 저음으로 팔딱거리는지!! 하고 싶었던 말의 내용들을 모두 까먹고 머 엉한 상태로 머리를 줘 짜는데도 도무지 생각이 떠오르질 않는다. 해서 얼른 수화기를 내려놓고 주방으로 뛰어가서 따뜻한 물 한컵을 따라서 천천히 마시면서, 다시 할 말을 기억 해 떠올려보며 이번엔 실수없도록 정신을 똑바로 차리곤...

수화기를 또 들었다. 들곤, "여보세요? 아 저 거기가 속촙니까?" 하고 물으니,? 그 쪽에선 "네네?! 맞습니다 만 어디신지요?" 하고 물어온다. 해서 난, "네에 여긴 ??고요 전 ?? 입니다 만, ?? 씨 계십니까?" 했다. 하니 "네에 잠깐 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한다. 해서난 벌렁대는 가슴을 손바닥으로 꼬 옥 누르면서 심장의 고동소리를 의식하고 있는데, "네 전화 바꿨습니다." 하는 음성의 억양으로 보아선 내 이름을 기억못하는 것 같이 들려서 좀 섭섭하면서도 야속한 생각에 약이 올랐다.

해서 난, 수화기에 입을 바짝대고는 "얘? 나야 아 나 ?? 이란 말야 아" 하곤 호들갑을 떨어대니 그제서야 "아 아 아!! 그래~ 맞다 아 맞아 아!! 하면서 반갑다며 그 쪽에서 방방뛰며 " 야야야!! 거기 시방 어디니?? 하며 당장 만나줄 것을 요구했다. 나는 조금 전에 서운했었던 맘이 봄 눈이 녹아 내리듯이 스르르 풀리면서 입가에 엷은 미소가 번지며 온 종일 따뜻한 맘으로 석양을 맞았었다.

그 친구는 나보다도 더 늦은 결혼을 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시어머님을 모시고 생활을 하는데, 시어머님의 각별한 사랑에 자긴 너무 행복하다고 하면서, 고령이신 시어머님이 너무 존경스럽고 좋다고 하며, 부족하지만 성심으로 최선을 다 해서 모시고있다고 했다. 시어르신께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그 친구는, 심성이 착하여 시댁의 사랑을 한 몸에 독차지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며, 그 친구의 심성으로 보아 당연한 시각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행복한 생활속에도 그 친구는 아픔을 안고 산다고했다. 아들만 삼형제를 둔 다복한 팔자 이면서도 막내 아들이 다훈중후군의 기형아이기 때문에, 그 친구는 행복한 삶 이면서도 자신이 전생에 지은 업보를 사랑스런 막내 아들이 엄마 대신 짊어진 것 같은 생각에 아들을 바라 볼 때마다 마음이 저려온다고 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그 애도 그런 팔자로 태어나라는 것을 운명이려니 하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현실을 직시하며 그냥 사랑으로 포용하는 수 밖에는...하곤 위로의 표현으로 용기를 심어주었다.

이봐!! 착한 친구야!!
신년 새해에도 가내 두루두루 만복이 충만하길 바라오며, 또 서방님 사업에 번창을 기원하오며, 그리고 바라는 일마다 만사대길 하옵길 충심으로 기원하오니, 친구도 더 예뻐지고 또 이 못난 친구 생각도 가끔 씩 해 주며 아주 잊어버리진 말아주기 바라는 마음이라네...하면서...그렇게...진심으로...우린 전화통화 로만 피차의 근황을 확인하면서...우정을 돈독하게 쌓아가고 있다.

귀여운 막내야!! 이 아줌마가 ??? 박수를 보내니 힘내요오? 그리고 사랑해요오? 씩씩한 막내!^^* "파이팅!!" 이예요옹^^*

해서우린 계속 통화로 수다를 떨면서 그 간의 일상의 색깔들의 궁금증들을 날마다 전화 통화로 주고받으며 그러기를 수 개월이 지난 요즘은 예전의 직장생활 때의 친분보다도 더 찐하게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우린 그렇게 삶의 행로에 대해서 서로에게 찬사와, 격려를 아끼지 않고, 포용심의 마음으로 다독이며 옛 정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난, 2001년을 보내는 아쉬움이 남는 요즘 생활 속에서도, 마음저변 한 구석에는 친구의 따뜻한 우정의 미소가 포용됨에 행복하기 그지없으니, 시방 IOU 노래를 감상하며 착한 친구를 떠 올리니!! 자판을 두드리는 손 끝에도 잔잔한 율동이 느껴짐에 한 없이 기쁘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