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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선물 받았어요...


BY 사피나 2001-12-03

오늘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참으로 느낌이 좋아서 마음에 간직하던 사람을
아침부터 만나게 되었습니다.

백운호수를 한바퀴 돌고
자판기 커피를 마시면서도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넷으로만 만나고 전화로만 만나던 사람을
그렇게 월요일 아침부터 만났습니다
빨간 프라이드를 몰고온 그 사람은
나보다 훨 어린 나이라서
얼굴에서 애띤 모습이 영력했습니다.

세상말로는 이런걸 번개라고 한다지만
이렇게도 인연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누군가를 만났다고 하는것이
참 이상할수도 있지만
아주 편한 인연이어서
그래서 너무 좋은 시간이었지요

나처럼 클래식을 좋아하고
나보다 시를 더 좋아하는 그런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참으로 좋았으니까요

그 사람이 보던 시집 한권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올해 사서 본 시집중에
제일 마음에 와닿은 시집이라면서
여자인 나는 아마도 더 마음에 와닿을지모른다면서
문정희 시인의
오라! 거짓 사랑아를 선물해줬습니다

백운호수가에서
잔잔한 호수마냥 그렇게 나의 날들이
잔잔하길 바란다는 글을 적어서
그렇게 읽던 시집을 선물 받았습니다

황급히 여자친구의 호출을 받아서 가면서
우린 헤어짐의 악수를 나누었고
그렇게 그 사람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시집을 읽었습니다

여자라서 좀더 마음에 와닿는것이 있을거라던
그 사람의 말마냥
읽고 또 읽었습니다.

내가 사보는 시집이랑
이렇게 누군가가 아끼고 보던 시집을 선물받는다는건
너무나도 차이가 나는 일입니다

시인의 숨결이 살아있고
보던 사람의 체취가 살아있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책이 내 앞에 있습니다

감사하다는 메일을 이제 쓰려고 합니다
한순간이나마
내게 추억이라는것을 안겨주고
잠시나마 설레임을 준 그 사람에게
오늘 인터넷이란것이 번개란 것이
나쁜것만은 아니더라고
그렇게 메일을 보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