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종 지하철을 탑니다
매번 새로운 사람들과 한차를 타고 헤어집니다
앞자리에 중년의 여인을 바라봅니다
거기에 잊고 살아온 내얼굴이 있습니다
딱딱하게 경직된듯한 표정
타협불가의 고집이 서린 눈길
껄끄러운 음성에 무뚝뚝한 말투
마주 보이는 시선 어색해서 눈을 감습니다
옆자리의 아가씨들 도란 도란 얘기를 나눕니다
부드럽고 낮은 목소리로 때로는 소리죽여 웃기도 합니다
여대생들의 마알간 얼굴들이 눈감고도 보입니다
앞에 서있는 연인들의 이야기도 들립니다
남자의 말자락마다 다정함과 은근함이 넘칩니다
어리광과 응석이 섞인 여자의 말소리는 공연히 듣기도 민망합니다
젊은 연인들의 모습이 감은 눈속에 느껴집니다
생각해보니
그동안 나도 참많이 변했습니다
안되는일 되게 한다고 소리 지르고
우겨대기 일쑤고
선의의 거짖말이라며 때로는 자신도 속이고
세월따라
마음의 거울인 얼굴은 점점 마음을 닮아갑니다
이제부터라도
마음부터 선하게
눈가의 긴장도 다 풀어버리고
음성은 부드럽게 억양은 순하게
평안한 얼굴이 되어
곁사람들에게 기쁨과 정을 주는 삶이 되고 싶습니다
내가 많이 미워진 이유가
세월의 흔적때문만이 아니라
전투하듯 살아온 옛길에서
마음속의 보석들을 다 잃어버리고
다시 ?으려 하지 않은 까닭이란걸
이제야 환하게 알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