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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우리 아버님


BY sssss5 2000-07-31

8월의 첫날 새벽, 비온뒤의 싸늘함이 조용한 밤을 밝힘니다.
우리아버님은 "아이고아이고" 시름하다 좀전에 잠이 드셨습니다. 제가 4남 3녀 막내에게 시집온지도 벌써 8년째가 되네요.
언제까지나 정정하실것 같던 아버님께서 올해 2월에 풍이 왔습니다. 80까지 혼자 사셨는데 편찮아서 큰집에 기거를 하게 되었지요. 큰집에서는 병원비가 없다며 아버님을 한번도 병원에 모시고 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딱 한번 아버님 돈으로 병원엘 갔대요. 우리 큰집은 아주 큰회사를 운영하다 부도가 나는 바람에 아버님 집이날아가고 둘째큰집에도 피해가, 우리집에는 집이 압류되고 남편이름으로 보증을 얼마나 많이 섰는지 금융불량자가 되어 아무것도 못하고 있지요.
그러나 큰집은 자기네 집이 아주 멋지게 있고 차도 3대나 굴리고 있으면서 아버님 병원비가 없어 병원에 못간다고 하니 통곡할일이 아니겠습니까?
처음에는 우리와 큰집이 병원에 번갈이 있었는데,큰집에서는 병원비10원짜리 하나없다며 내놓지않고 아버님 편찮으신데 김치한쪽 사오지 않았어요. 화가 나서 언쟁을 했는데 우리보고 병원에도 오지말고 자기네 집에도 오지말라대요. 그러구 3개월이 지나 어느날 아버님이 택시를 타고 아픈몸을 이끌고 우리집으로 오신거예요.
바짝마른 몸으로 파자마 바람으로 우리집에 오셨을때 전 막 울어버렸답니다.
말이 풍이지 아버님은 풍이 지나간 흔적뿐 잘드시고 치료만 좀 받으면 괜찮은 병이라고 의사도 그러더군요.
제가 모시고 다니며 치료를 좀 받고 나니 많이 좋아지셔서 어떨때는 그냥 걷기도 하십니다.
얼마전 아버님이 푼돈으로 모아둔 7백3십만원마저 큰집이 뺏어가버렸대요. 아버님은 그돈으로 병원에 가자고 사정을 해도 가지않고 구박만 한대요. 남편이 화가나 뭐라해도 상관하지말래요. 큰아주버님이랑 남편은 스물살 이상나이차이가 있어서 말도 잘 하지못하지만 정말정말 너무화가나 미칠것같다며 술로보내다가 약도 먹곤합니다.
직장도 떳떳한곳으로 못다닌답니다. 압류가 들어오기때문에.
제가 아이들 막내고모를 모시고 산지도 4년정도 되었습니다.
막내고모도 일이 안풀려 친정으로 와야했는데 큰집에서 사람을 내모는것 같이 행동해서 결국 우리집에 있기로 했었죠.
아버님도 우리집에 오셔서 큰집에는 무서워서 못가겠다고 눌러 앉으셨는데 걱정입니다. 모시는게 걱정이 아니라 우리 남편이 얼마나 심적으로 부담스러울까 하는 생각때문입니다.
일정한 수입도 없는데 편찮으신 노인네와 아무것도 하지않고 있는 고모와 어린아이들 그리고나. 우리집도 아니고 전세집에 살면서 조그마한 아파트는 복잡합니다.
삼십대 초반의 우리부부는 고민입니다. 그렇다고 우리집에 오셨는데 가라 할수도 없고. 다른 형제들은 나몰라라 하고 있죠,
큰형에게 모든제산 다주고 왜 그러냐고 오히려 난리입니다.
전 형수가 더 밉습니다. 일년도 아니고 반년도 아니고 나이가 오십이면 잠깐 아버님이 편찮으시다고 그렇게 학대 할수가 있을까요? 여지껏 부자로 잘먹고 잘 살았고 지금도 4사람이 살면서 차를 3대나 그것도 그랜져에 스포츠 차에 하나는 이름도 모르지만 사업도 다시시작했으면 잘먹고 잘사는거 아닌가요?
근데 왜 아버님을 "죽으면 형제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묻어버린다"는둥,xx영감쟁이 욕을 하며 덤비고 손녀딸마저 "할아버지 병원에 뭐하러다녀요 낮지도않는데"하며 눈을 홀기고 덤비게 만드냐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황당합니다. 진짜 이런 일이 있을까?
누가 믿기나 하겠어요?이런 황당한 이야기를.
우리남편의 자는 등어리는 그래서 더욱 처량하고,분을 싹이지 못해 하루에 몇번씩 앓으시다가 하얀백발로 누워 주무시는 아버님의 모습은 더더욱 측은합니다. 아버님 그래도 사시는 동안은 건강하시게 살다 가셨으면 좋겠어요.
아버님, 제가 가끔 소홀이 대해도 너그럽게 이해해주세요.
아직 철모르는 며느리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