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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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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먹는 마누라의 악처 일기 -3


BY 곰네 2001-11-16

제가 첨부터 악처 였냐구요?
천만에 말씀 만만에 콩떡.<----누가 그러데요 근데 이게 뭔 말입니까?
저도 첨에는 착한 새신부였습니담. (믿거나 말거나....^^)
아 그런데 알뜰한 당신이 점점 지가 하늘인 척 하는 겁니담.
'그래 어디 하늘이 두 쪽나는 꼴을 한 번 봐라이~~'
하고 맘을 독하게 묵었습니담.

저녘 밥을 먹고 났는데 설거지를 안하고
이불속으로 쏙 들어오는 겁니담.
우쒸~~
"설거지 했써? " 하고 물어봤더니..
"아~~ 밥 먹고 이렇게 누우니깐 기분 되게 좋다... 그치? "
아니 이것이 딴청은...
"설거지 했냐니깐? " 제가 또 물었씁니담.
"어? 아니... 오늘은 좀 쉬었다가 나중에 해줄께 응? ^^ "
"진짜지? 한다 그랬다? "
"그래 내가 언제 설거지 안 하디? "
그래서 저는 지가 하겠지... 하고 잤습니담.
참고로 남편은 밤에 잠이 없어서
제가 자고 나면 설거지도 하고 아침에 밥도 해놓고 그랬거덩요.
(흐미 역시 난 재수 떵어리....)

다음날 아침
저는 일어나서 부엌순시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습니담.
아니 근데 설거지? ---> 어제 그대로 쌓여 있슴.
부엌에 먹다 남은 과자 부스러기 앤드 담배 재털이 수북!!!
순간 눈에 스파크가 튀면서 안면에 쥐가 쫙 나는게...
'아니 이것이 벌써부터 빠졌담 말이쥐.... '

열은 받았지만 저도 새신부 아니었겠습니까 히히히
대짜로 디비자는 남편을 발로 툭툭 건드려서 깨웠습니담.
부시시 일어나는 남편.
"왜 그래 자는데..."
저는 침대 위로 올라가서 남편 옆에 쪼그리고 앉았습니담.
"이리와 더 자~~"
"싫어!"
"어서와~~ 내가 안아줄께~~" (으으윽~~~~ 닭살)
"싫어!!"
정신 못차리는 불쌍한 남편...
'너 오늘 내 승질 건드린다 이거쥐...'
저는 쪼그리고 앉아서 첨엔 심심해서 벽에다가 머리를 쿵쿵 조금씩 부딪혔습니담.
부딪치고 있는데 걍 자는 겁니담.
'내가 머리 박고 있는데 보지도 않고 잔담 말이쥐'
그래서 작전을 좀 바꿔서 침대 모서리에다
(사실 모서리는 아니고 침대 위에 튀어나온 나무판에다 ^^)
머리를 쿵쿵 박았습니다. 소리가 좀 커졌겠죠?
'인제 일어나겠쥐...'
근데 그래도 안 일어나는 겁니다
'앗쭈 이게...'
그래서 머리를 더 쎄게 박았습니담.
한번! 두번!! 세번!!! 네번!!!!
그때 벌떡 남편이 일어나서
"뭐해!!!!!!!"
남편이 일어난 걸 보자마자 더 쎄게 쿵쿵 머리를 침대에다 들이 박았습니담.
한번! 두번!!
"야~~ 너 왜 그래? 너 미쳤냐?? "
그말을 듣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래 나 미쳤다 설거지하고 사느니 차라리 머리박고 죽을래 왜!!"
그러고는 '이쒸 모르겠다 머리가 터지는게 설거지 하는 거보담 낫다'
하고 독싸 같은 맘으로
머리를 날려서 침대 모퉁이에다 박으려고 하는 순간!!
"야 !!!!!!!" 하는 고함소리와 함께 퍽%$#%##@
"어흑...!!! "
남편이 몸을 날려서 허리로 막는 겁니담.
'휴우~~~ 하마터면 박 터질뻔 했네'
진짜로 부딪혔으면 흐으으으~~~~ 생각도 하기 싫습니담 ㅋㅋ
허리를 비틀면서 뒹구는 남편
그러면서 한손으로는 지 허리를 잡고 한손으로는 제 머리를 잡고
"잘못했어~~ 잘못했어~~ 설거지 할께 할께~~"
"내가 어제 넘 졸려서 그랬써. 다쒸는 안그럴께~~ 그만해~~~"
그 말을 듣자마자 저는
"아아아아~~~" 하면서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쓰러졌습니담. (사실은 쓰러지는 척 ^^)
왜 그랬냐고요?
순간 회심의 미소와 함께 입이 찢어지는데 억찌로 참을 수가 있어야죠.ㅋㅋㅋ
이불을 머리끝까정 뒤집어쓰고 웃음을 참으면서
"나 머리가 아퍼 잘래..."
"많이 아퍼?"
"........"
"알았어 자~~"
허둥지둥 나가는 남편.
그러길래 짜식 내 승질 건드리지 말라고 그랬지.

하긴 신혼초라 이정도로 끝났지만 반항은 초기에 뿌리째 뽑고
소금까지 뿌려야 싹이 안자란다 이게 제 신좁니담.
제가 봐도 재수 없는 저지만 어쩌겠습니까
삶은 투쟁의 연속이고 악처도 시련 끝에 독해진담.
오늘 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