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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주부의 공.포.특.급/ 14. 이건 콩트가 아니라요...


BY 이경애 2000-07-24

14.
그것은?

토요일 아침, 신랑이 출근하고 텔레비전을 보는데 못견디게도 졸렸어요.
어찌나 잠이 쏟아지는지 안방으로 들어가 침대 위에 엎어졌죠.
바로 잠이 들었어요.
잠이 막 깊이 잠들려 하는데, 갑자기 현관문이 쾅!하고 닫히는 소리가 났어요.
놀라서 의식이 들었죠.
누군지 보려고 일어나려는데 잠이 쏟아져서 도무지 일어날 수가 없는거예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집안이 훤히 보이더니 신랑이 현관에서 신을 벗고 들어와요.
그런데, 신랑 옷은 맞는데 얼굴형만 있고 윤곽 없이 먹색인거예요.
순간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이 안방 문 옆에 숨어 제게 들키지 않으려는 폼으로 살짝 들여다 봐요.
제가 잠을 자는지 깨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 같았어요.
저는 벽 쪽을 향해 자고 있었고 그 사람은 제가 잔다고 확신이 들었는지 쑤욱 방 안으로 들어왔어요.
그러더니 신랑이 늘 하듯이 옷장 앞에서 옷을 갈아 입으려는 몸짓을 해요.
전 신랑인체 하며 "왜 벌써 왔어?"라고 말문을 꺼내려고 하는데 쏟아지는 잠 때문에 아무리 애를 써도 말을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일어나야 겠어요.
의식이 있으니 힘을 줘 일어나려고 했죠.
벽을 향한채 몇 번을 안간힘을 썼더니 몸이 순간적으로 돌려져 천장을 향해 똑바로 눕게 되었어요. 동시에 눈이 떠졌구요.
그런데, 이게 무슨일이예요?
옷을 갈아 입는체를 하던 그 사람이 갑자기 옷에서 슝~빠져나와 투명하고 커다란 물질로 변해서 천장에 붙어 저를 내려
다 보는거예요. 그러더니 그 물질은 물 쏟아놓은 모양을 하고는 저에게 어떤 보이지 않는 힘으로 마구 눌러요.
뭐가 짓누르는 느낌에 저는 깨어나려고 애를 썼죠. 그런데 깨어나지가 않는거예요.
놀래서 본능적으로 손을 휘두르려고 하는데, 세상에, 손이 움직이질 않는거예요. 손가락만 까딱하는 느낌이 들고 팔이 들어지
지가 않는거예요. 소리를 질러서 그 물체를 내 쫓으려고 하는데, 그것도 생각일 뿐 입이 벌어지지가 않아요. 다리를 들어 바
둥대려 해도 되질 않아요. 나는 그 물체가 보이기도 하고 집 안이 보이기도 하고 정신도 멀쩡해서 어서 일어나야겠다는 것
까지 느끼고 있는데 온 몸은 꿈쩍도 안하니 기가 막혔어요.
그럴수록 그 물체는 더 세게 기를 보냈어요. 전기가 흐르는 소리도 들렸어요. 마치 감전이 된 듯 귓가에선 "찌잉~찌잉~"
하고 소리가 들렸어요.
공포가 느껴졌어요. 정말.
저는 그 물체가 기를 보내서 찌잉 소리가 들릴 때마다 온 몸에 힘을 줘서 그 힘을 밀어내려고 애썼어요. 그 힘이 몸안에
들어오지 않게 하려고 힘을 줬어요. 내가 지면 안된다는 생각만 했어요.
힘 겨루기를 하는 것 같았어요. 누구 기가 더 센가 싸움을 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다, 10여분을 그러다 제가 어느 순간 힘을 팍! 줘서 소리를 지르며 일어나게 되었어요.
전 천장을 보다가 그대로 일어났을 뿐인데 주위엔 아무 변화도 없었어요. 그 물 쏟아 놓은 것 같은 투명한 물체도 사라졌
구요. 그렇게 힘을 줬던 전 식은땀도 흘리지 않고 있었어요.
일어났는데도 무서운 생각은 사라지지가 않아요.
방학이라 집에서 놀고 있는 고딩 동생들을 불러서 하루 종일 같이 있었어요.

결혼하고 가끔 이런 일을 겪네요. 귀신 꿈을 그렇게 꾸더니 이 번엔 가위에 눌리네요. 처음이예요.
내겐 아무 문제도 없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