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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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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먹는 마누라의 악처 일기 -1


BY 곰네 2001-11-13

저는 악첩니다.
악처라는 데야 이유가 구구절절이 많지요.
승질이 더럽다, 자기 밖에 모른다, 게으르다, 술을 퍼먹는다,
지저분하다 등등...
이런 악처의 삼천가지 이유 중에 젤 악찔인
'남편을 우습게 안다' 의 신봉자 입니담.

'저 남편 무지 불쌍하다 저런 마누라랑 살다니 인생이 불쌍타' 하시면
저는 과감히 이렇게 말합니담. (이건 남편한테도 맨날하는 이야깁니담.)
지가 전생에 죄를 많이 지어서 팔짜를 그러케 타고 났는데 그게 내 탓이냐고.
나중에라고 나같은 마누라 안 만날려면 지금이라도 잘 하라고.

그럼 저 같이 승질 더러운 여자가 어떻게 결혼을 했냐구요?
것도 팔짜 아닐까요?
운 좋게 밥 잘하고 싹싹한 남편 만나서 갖은 패악 다부리는...
(왝!! 왕재수 내가 봐도 증말 전 왕재수...^^;;)

저희는 이렇게 만났습니다.

어느날 선배 결혼 집에 놀러를 갔습니다.
갔더니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저는 그집에 첨이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자주 놀러 와서 밥도 같이 해먹고
놀고 하는 화기애매한 분위기 였습니다.
처음이니 기본으로 내숭 ^^
예의다 싶어서 조용히 있었더랬습니다.
사람들이랑 인사를 하고 좀 있으니 어떤 아가씨가
비빔국수를 한 대접들고 나오는 것이예요 글쎄.
(그때 저도 아가씨 였습니담. 오머 닭살 ㅋㅋㅋ)

시장도 했고 그래서 같이 먹기 시작했는데 그 맛이 ??음!!
얼마나 맛이 있는지 감탄에 감탄을 하면서 국수 들고 온 아가씨 한테
"저~~ 국수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건 진짜 맛있네요.
파는 것이랑도 비교가 안되요."
그랬더니 그 아가씨가 몸을 꼬면서
"아니예요 그거 제가 만든거 아니구 저는 보조만 했어요..."
그러면서 "이거 만든 사람 저 사람이예요" 하면서 가르쳐 주더라구요.
고개를 후엑 돌려 얼굴을 보니 ...뜨....악....
'그래 너 그 얼굴에 그 키에 음식이라도 잘 만들어야지 어디 장가나 가겠냐'
싶은 사람이 씩 웃더라구요.

저는 남편이 밥 잘하고 싹싹하고 알뜰한 것만 보고
결혼하기로 맘 먹었습니다.

밥도 잘하고 싹싹하고 알뜰한 남편한데 왜 그렇게 패악을 떨면서 사냐고요?
그거야 물론 ^^
총각때 밥 잘하고 싹싹하던 넘이 장가가서도 그러는거 보셨나요?
군기가 빠지고 점점 기어오르는 꼴을 못 보니 어쩌겠습니까.
독하게 맘 먹고 악처가 되야죠 ㅎㅎㅎ
어찌 악처가 되었냐구요? 두고 보세염....

오늘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