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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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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마음에


BY 1004bluesky1 2001-11-11


  소중한 것은 늘 가까이에 있습니다

모든 것은 마음에


어느 날 문득 세월의 흐름에서

잠시 물러나 보니

예쁘게 포장된 채 살아가는

낯설은 제 모습을 만났습니다.

이게 아니라고

이런 건 결코 아니라고

고개를 흔들어 보았지만

이미 그 모습은 제 모습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제는 두꺼운 세월의 외투를 벗고 싶습니다.

짱가 노래에 흥분하고

열여섯 이후엔 나이 먹는 걸 잊어 버렸던

철부지 공주의 모습에 어울리는

진짜 가슴을 되찾고 싶습니다.

 

아이들의 생각과 글로 하루를 열면서

쌓여가는 내 가슴의 포장과

빗장을 열 용기를 얻었습니다.

 

저와 함께 가짜쥑이기를 하실 분

따스한 손을 내밀어 주십시오.

 

가짜 쥑이기는요?

가짜 쥑이기1. 일상에 숨은 가짜 찾아내기

가짜 쥑이기2. 동화에 얽힌 내면 바라보기

가짜 쥑이기3. 영화 속 진실 찾기

가짜 쥑이기4. 노래 가사에 담긴 진주 찾기

가짜 쥑이기5. 우헤헤헤 하하하 웃음으로 가짜 날리기


저는요?

이름은 윤빈, 나이는 열여섯으로 고정

(그 이후로 떡국을 안 먹었으니까)

학교는 적당히 마쳤고, 우리말도 배웠고

하는 일은 아이들과 생각 굴리기

그리고 배꼽잡는 얘기 만들기

좋아하는 가수는 김건모, 조성모

노래는 물론 짱가,아시나요

 

음악은 무조건 다 좋아하고

문학은 가짜 빼고는 다 좋아하고

취미는 글쓰는 거, 노래 부르는 거

특기는 대회 나가서 딴 사람에게 양보하는 거

숨 안 쉬고 정신없이 말하기

아이들에게 썰렁 개그하는 거

 

내가 사는 이유는

세상엔 사랑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연필이랑 책이 있으니까

그리고 내 글을 읽어주는

예쁜 마음들이 있으니까

 

 

모든 것은 마음에


  모든 것은 마음에

 

  세상은 어떤 눈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장미빛이 되기도 하고, 한 순간에 지옥의 아수라장이 되기도 하는가 보다. 역시
  프리랜서 카피라이터인 최윤희님의 글 중에 이런 걸 읽은 기억이 있다. 머리가 아프다는 남편과 병원에 갔는데 결과는 생각지도 않게 머리 속에 피가 고였다는 진단. 뇌수술은 인생의 끝이다라는 막막하고 답답하기만한 생각으로 힘겹게 병원 문을 열었는데, 머리를 뽀개지는 않고 구멍만 뚫어 안에 고여있는 피를 뽑아내는 이 수술이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수술실에선 완전 날라리 환자급. 결과에 대해선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쓰고 수술을 마칠 때까지는 그야말로 생지옥 체험.
  그런데 병실에 와보니 뇌종양인데 고혈압에 당뇨가 심해 한 달째 수술을 못하는 환자, 결혼 일 년만에 수술실에 실려온 신부 환자. 흥부네 바가지처럼 꿰맨 머리의 바느질 자국이 역력한데도 늘 손을 잡고 다니며 사이가 좋은 부부 등 자신들 앞에 놓인 불행은 정말 코웃음꺼리 정도.     
  이처럼 많은 뇌수술 환자들 틈에서 끔찍하게 다가왔던 남편의 병이 오히려 아무 것도 아닌 가벼운 것으로 그래서 행복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 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녀는 말했다. 고통이라는게 찾아오면 이 모든 것들을 짓씹어버리리라고. 씹고 또 씹어서 결국 단물이 나올 때까지. 그 고통들을 미워하지 않고 사랑해버리리라고. 이빨이 아플만큼 오드득오드득 씹어 반드시 황홀한 맛을 느끼리라고
 
 정말 동감이 되는 말이었다.
 얼마 전 생각지도 않은 임신 소식에 좀 당황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는데 얼마가지 않아 초음파 검사 중 아이에게 좀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소리를 듣고는 내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원치 않았던 아이라 달가와 하지 않은 자신에게 벌을 내리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뱃속에 있는 아이를 두고 생사를 결정하기를 기다리는 의사들도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왜 이런 일이 내게 하는 생각 때문에 견딜 수 없었다.
 여기저기 병원을 옮겨 다니며 다른 진단을 기다려봤지만 뾰족한 수는 없고, 괜히 남편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에 얘기를 할 수도 없고 벙어리 냉가슴만 앓는 시간이 계속 되었다.
  그러다가 아는 한의사분과 통화를 하다가 이런 말을 듣게 되었다.
 "시달리지 마세요. 어차피 양수검사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리세요. 내가 지금 기다리는 것도 아이를 위한 것이고, 잘못된다 하더라도 더한 경우보다는 나은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세요. 절대 시달리지 마세요. 그러면 아이에게 더 나빠요."   
  그 순간 갑자기 웃음이 나면서
 '그래. 어차피 기다리는 것밖에는 길이 없는데 왜 그리 속을 끓였지.'
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리곤 모든 게 달라졌다. 상황은 달라진 게 아무 것도 없는데 그것을 바라보는 내 시선이 바뀌면서 180도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초음파 결과 후 3 킬로나 빠졌던 체중이 무서운 속도로 다시 불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태연한 마음으로 잘 자고, 잘 먹으니 금방 몸이 달라져 왔다. 가끔씩 소식을 듣고 걱정이 크겠구나 하고 위로해 주는 주변의 전화가 오히려 잊고 있던 기억을 떠오르게 할 정도였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정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경사났다고 보낸 메시지를 듣고 그는 오히려 담담했다.
 "난 요즘 인생관이 바뀌었어. 기뻐도 너무 기뻐하지 말 것, 슬퍼도 너무 슬퍼하지 말 것이라고 말야."
 그렇다. 항상 인생은 달콤한 행복 뒤엔 고뇌의 쓴물을 선사한다. 그리고 그 쓴물조차도 잘근잘근 씹어버리고자 하는 사람에겐 큰 고통이 되지 못한다.

  방 한 칸 없어도 웃을 수 있는 행복은 바로 그런 마음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박주경님의 엄마의 선물이란 글도 그랬다. 선천적 불임증에 뇌출혈로 쓰러진 언니 그리고 어머니의 자궁암. 산 넘어 산이란 말처럼 숨통을 조여오는 시련 속에서도 병원에서의 인연으로 딸의 양자를 맺어줄 수 있었다는 이유로 자궁암을 고맙게 받아들이는 어머니. 그리고 내 집사람을 만들어 가는 과정의 희생과 슬기로운 재치.
  비록 글의 전개가 재밌다거나 표현이 놀라운 점은 없었으나 사건 그 자체로서 잠자고 있는 눈물샘을 깨우기에 충분했다
  삶은 그대로가 감동의 연속인 것 같다. 기쁨도 슬픔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가슴에 따라 더 큰 기쁨이 되기도 하고 더 큰 슬픔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또한 슬픔이 가면 기쁨이 오게마련인 것이다.
  어쩌면 색다른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한 진리는 우리 모두 생각하고 있는 것이니까. 하지만 다시끔 생을 돌아보며 겸허한 자세로 감사하며 맞을 수 있게 하는 진리가 아니었나 싶다.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 있느니라...

 

모든 것은 마음에

 오늘은 빼빼로데이입니다. 많이들 받으셨는지요. 새로운 날들이 자꾸만 생겨나서 번거로운 것 같기도 하지만 이것 역시 하나의 새로운 행복을 만들어 가는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 많이많이 자주자주 기억할 날을 만들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말이에요.

 너무 어지러운 것 같아 메모란을 비웠습니다. 대신 독자 한마디에 남겨주세요. 그 동안 많이 힘들어했던 이유 바로 위에 있죠? 이해와 격려를 보내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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