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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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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엔 누가


BY dnjfthd1 2001-11-07

우리집엔 남편과 아들 둘이 있습니다. 모두 말이 없는 성격이라 늘 집안이 침울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푸들 한마리를 데려왔습니다.550g의 작고 귀여운 강아지였어요. 남편은 퇴근하면 제일먼저 달려와서 반겨주는 강아지에게 흠뻑 빠졌습니다. 아이들도 재롱을 피우며 졸랑졸랑 따라다니는 강아지에게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영 못마땅했어요. 물건이란 물건 갈 수 있는 모든 길에 온통 오줌을 뿌려 놓고 다니는 그 조그만 강아지. 정말 미웠습니다.락스를 들고 허둥지둥 쫓이다니고 이불 빨래를 매일 빠는 제 모습 상상이 갑니까? 외출을 하고 돌아오면 찌린내가 진동을 합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또 청소 청소.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 정이 드나 보지요.제가 가는 곳 어디든지 쫓아 다니며 애교를 부리는 그 조그만 강아지에게 사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쇼파에 앉으면 무릎에 앉고 설겆이를 하면 옆에 앉아서 기다리고 청소를 하면 치마 끝을 물고 따라오고 잠자리에 들면 머리를 이불 속으로 밀고 들어와 오른팔을 빕니다. 남편이 옆으로 오려고 하면 으르렁 거리며 방어를 하는데 누가 남편인지 킥킥 우습지요. 그 후로 남편은 바닥에 이불 깔고 혼자 잡니다. 그런데 한가지 신기한것은 남편이 샤워하고 들어오는 날은 침대 밑으로 자리를 양보 합니다.